[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일요단막극 ‘위대한 이야기’가 김시스터즈 이야기를 다루며 첫 선을 보였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위대한 이야기’는 60년 전 미국에 진출한 김시스터즈의 탄생 비화와 그들의 어머니 이난영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난영은 노래 ‘목포의 눈물’을 부른 당대 최고 여가수로, 남편이 납북되자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노래를 불렀다. 그는 많은 유명 대중가요들을 작곡한 오빠 이봉룡의 아이들까지 맡아 생계를 꾸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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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위대한이야기 방송 캡처 |
이난영은 자신의 딸 숙자, 애자와 이봉룡의 딸 민자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이들의 가능성을 봤다. 그는 오빠와 함께 아이들에 다양한 악기와 노래를 가르치며 선생님이자 엄마, 고모의 역할을 해냈다.
아이들은 ‘김시스터즈’라는 이름으로 미군 클럽에서 제일 잘 나가는 그룹이 됐다. 이를 질투한 다른 가수에 의해 납치를 당할 뻔한 위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이 사건으로 김시스터즈는 더욱 이난영을 따르게 됐다.
김시스터즈의 소문은 미국까지 흘러갔고,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의 초청으로 이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했다. 당시 유명한 쇼인 ‘에드설리번 쇼’에 수 차례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난영은 여자의 몸으로 아이들을 국내 최초의 걸그룹으로 키워내고, 미국까지 진출시키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프로듀서로 거듭났다. 김시스터즈의 리더 김숙자는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김시스터즈는 없었다”고 단언하며 어머니 이난영에 존경심을 표했다.
방송에서는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이 내레이터로 나서 “요즘 한류라고 하지만, 한류의 원조는 사실 60년 전”이라고 김시스터즈를 소개했다. 60년 전에 미국에서 활동한 우리나라 그룹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시청자들에게는 김시스터즈의 활동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느껴질 법 했다.
지금의 세대들에게는 낯선 과거의 일상을 들춰내며 재조명한 ‘위대한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우리 어머니가 김시스터즈 노래에 반가워했다” “부모님과 함께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하게 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간만에 여러 세대가 함께 모여 과거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드라마가 나온 셈이다.
또한 이야기의 당사자인 김시스터즈의 리더 김숙자가 등장해 과거를 회상했다. 김숙자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니 더욱 생동감을 자아냈다. 과거 재현 장면과 지금의 김숙자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교차되면서 사실성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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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위대한이야기 방송 캡처 |
전쟁 직후의 어려웠지만 서로 부대끼며 싸우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는 소시민의 일상도 잘 재현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가수인 이난영을 향해 “양공주”라고 손가락질하던 상인들은, 후에 떠나는 이난영에 “이왕 미국으로 갈 거, 코쟁이들을 납작하게 해주라”고 응원하는 등의 모습은 당시를 정감 있게 잘 표현해 더욱 호평을 이끌었다.
여자의 몸으로 아이들을 홀로 키워내며 더욱 강해져야만 했던 엄마 이난영을 연기한 소유진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해 반가움을 줬다. 소유진은 여자, 가수로서의 꿈을 버리고 아이들을 위해 강인한 프로듀서가 된 이난영을 잘 소화해 시청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위대한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의 다리 역할을 하며 시청자에 아날로그 향수를 일으키는 드라마가 됐다. 이에 ‘위대한 이야기’를 향한 시청자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편, 위대한 이야기‘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옴니버스 형식의 단막극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30분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