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아무리 드라마 마지막 회라지만 너무하지 않나요?’
SBS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의 마지막은 헛웃음의 연속이었다. ‘병맛’ 드라마의 정의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심산도 엿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회 무리한 설정은 가족드라마로서 출발한 첫 회의 야심찬 포부를 흐릿하게 했다.
15일 오후 방송된 ‘떴다 패밀리’에서는 치매가 심해진 정끝순(박원숙 분)이 그 가족들과 유산으로 세운 요양원에서 살아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정끝순의 가족들과 양아들 정준아(오상진 분)는 ‘정끝순 요양원’을 세워 갈 곳 없는 아이들과 노인들을 보살피는 사업을 시작했다. 치매로 기억이 20대 시절에 멈춰버린 정끝순도 남편 최종태(정한헌 분) 사랑과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요양원에 머물며 소녀 같은 생활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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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방송 캡처 |
막장 코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최종태의 과거 내연녀도 정신이상으로 ‘정끝순 요양원’에 입소했고, 최종태 얼굴이 새겨진 커플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작은 소동을 일으켰다. 최달수(박준규 분)에게 최종태를 닮았다며 유혹하는가 하면 정끝순과 최종태 사이를 돌진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기도 했다. 웃음을 주기 위한 장치였지만, 뜬금없는 설정에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나준희(이정현 분)와 최동석(진이한 분)의 러브라인에서도 이런 ‘병맛’ 코드가 발견됐다. 나준희는 입사 1년 만에 팀장으로 승진하는 특혜를 받았고, 그를 꾀던 ‘꽃미남 동기’ 이홍빈(홍빈 분)은 동시에 본부장으로 발령 났다. 유학을 마치고 온 최동석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성공을 거뒀고,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자신의 부서를 선택할 수 있는 특혜를 받았다. 모두가 성공을 거둔 행복한 결말이었지만, 현실에서도 가능할지 의문이 남는 부분이었다. 아무리 픽션이라지만 어느 정도 사실주의를 기반으로 해야 시청자 공감을 얻는 만큼 이런 설정은 2개월 간 열심히 걸어온 행보에 오점이었다.
개연성 없는 장면들도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박세호(최종훈 분)와 최동은(안혜경 분)은 권태기에 힘들어하다가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제목들을 나열하며 말다툼을 벌였다. “펀치 날린다” “나 착하지 않은 여자거든?” “냄새가 보인다” “내가 하녀들이냐” 등 드라마 제목을 인용한 대사들이 오가며 웃음보를 자극하려 했지만, 오히려 ‘뜬금없다’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
‘떴다 패밀리’는 그동안 저조한 시청률에도 가족애를 환기시키며 조기종영 없이 꿋꿋하게 걸어왔다. 치매를 앓는 거부 할머니가 50년 만에 돌아오면서 가족들과 겪는 갈등과 화해를 ‘병맛’ 코드와 웃음 속에 녹여내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했다.
그러나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극단적 ‘병맛’ 코드와 웃음 요소는 오히려 작품 의미를 해치는 꼴이었다. 마치 자신의 마지막을 보고 달려가는 ‘불나방’ 같았다. 제작진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왜 이런 선택을 했던 것일까. 용두사미가 된 결말에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