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2014년 11월6일 개봉해 59만4871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패션왕’은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한 만큼, 특유의 ‘병맛 코드’를 제대로 살렸다. 오직 웹툰 속에서만 숨 쉴 것 같았던 기명의 시각포기 장면부터 운동회 장면, 런웨이 대결 등 “설마, 표현이 가능해?”라고 의심을 살만한 장면들이 기막히게 스크린에 표현되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물론 기대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꽤 성공적으로 웹툰의 영화화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만들었고 의상과 배경, 캐릭터와 배우간의 놀라운 싱크로율 덕분에 더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특히 캐릭터와 배우의 싱크로율은 캐릭터 포스터, 예고편 공개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웹찢남’(웹툰을 찢고 나온 남자) 배우 신주환이 매우 독보적으로 빛난다.
신주환은 ‘패션왕’에서 기안고 싼티남 창주 역을 맡았다. 밀가루 인형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하얀, 어쩌면 창백한(?) 얼굴을 시작으로 정갈하게 5대5로 나눈 머리스타일, 섹시스타들을 위협할 정도 매섭게 강조한 스모키 화장, 신선하다 못해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줘야 될 법한 스타일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캐릭터 창주에 생명력을 불러 넣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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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패션왕, 소셜포비아 스틸 |
하지만 신주환은 창주 그 자체였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짙은 화장을 했음에도 그는 오히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숨겨둔 창주스러움을 대방출했다. 능청스러움까지 더해 신주환이라는 신인배우에게까지 관심을 돌리게 만들었다. 이는 충무로에 몇 없는 신선한 마스크가 주는 신비로움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맡은 배역만큼의 존재감과 연기력을 선보이는 능력 때문이다.
사실 신주환은 배우이기이전에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으로 연출해 영화제에 초청, 수상받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연기와 연출 모두 가능한 충무로 속 숨은 진주와도 같다. 최근에는 웹 드라마 ‘프린스의 왕자’ 연출을 맡아, 좀 더 대중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을 준비를 마쳤다.
신주환이 개성 넘치는 비주얼과 연기력 등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자리를 넘보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그의 이름은 류준열이다.
단편 ‘미드나잇 썬’에 잠시 등장했던 류준열은 ‘소셜포비아’에서 인기 BJ 양게 역으로 스크린 데뷔식을 치렀다. 꽤 성공적이다. 인기 BJ 역이기에 활발하면서도 빠르게 모든 대사를 내뱉고 있다. 거기에 감탄사는 보너스로 더해져 사실상 주인공인 변요한, 이주승보다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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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류준열 : 올댓시네마 제공, 신주환 : MBN스타 DB |
단지 외형적인 부분만 신주환과 닮은 건 아니다. 신인임에도 일말의 어색함 없이 맡은 배역을 톡톡히 해내며 궁금하고 또 궁금하게 한다. 볼수록 비주얼도 점점 훈훈해져 출격 끝낸 신인 등장을 알리는 셈이다.
류준열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신주환과 난 친구”라고 수줍게 말을 꺼낸 후 “누가 더 낫냐?”고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다. “내가 더 낫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던 그는 “지인들은 나와 신주환이 다르다는 걸 안다. 성격과 말투 등이 다르지만, 처음 본 사람들은 이미지, 외모 때문에 닮았다고 하더라. 나중에 같이 작품에 출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닮은 듯 애매모호하게 다른 신주환과 류준열은 개성 가득한 비주얼로 작품 속에서 빛났지만, 사실상 자연스러운 연기와 난해한 캐릭터도 품는 모습이 이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닮은 점이 많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첫 시작도 함께 강렬했기에 이미지 변신에 대한 시도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두 배우 모두 연기력이 뒷받침해주고 연기 열정이 대단하기에 아무것도 문제되는 게 없다. 오히려 서로를 거울삼아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것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