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 배제한 김혜수, 액션 김고은, 악랄한 고경표…영화 ‘차이나타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여성성을 배제했어요. 보스하면 떠오르는 요소들도 배척했죠. 어설프게 남성을 흉내내는 것도 피했어요.”(김혜수)
“연달아 세 작품(‘몬스터’, ‘협녀’, ‘성난 변호사’)에서 액션 연기를 했어요. 2년동안 액션하는 분들과 함께였는데, 이번에는 화려하거나 고난도의 액션 연기를 하지는 않았어요. (내 연기를) 확인 정도만 받았을 뿐이에요. 하하.”(김고은)
24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차이나타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을 그린 영화다.
김혜수가 냉혹하고 비정한 세상 차이나타운의 실질적 지배자인 엄마로, 보스 역할을 맡았다. 김고은은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지고 차이나타운에서 길러진 아이 일영 역을 연기했다. 엄마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악착같이 해내는 인물이다.
엄태구는 엄마의 오른팔 우곤으로, 박보검은 아버지의 빚 탓 고생하지만 항상 긍정적인 인물 석현으로, 고경표는 엄마의 자식에었으나 야심을 가진 악랄한 치도 역할로 등장한다.
식구로 보이지만, 진짜 식구로는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이 어떻게 스크린에 그려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혜수의 변화도 관심이 높다. 머리와 피부 상태는 ‘아름다움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그의 미모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김혜수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시나리오가 강렬하고 충격적이었다”며 “내게 제시된 엄마라는 역할이 매력적이고 흥미가 있지만 사실 망설였다.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코믹한 모습을 선보였던 고경표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좋은 기회였다.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게 감사했다. 그런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흐물흐물한 날카로움을 가지고 연기 했다.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뱀 같은 이미지다. 그런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경표는 김혜수로부터 “연기를 잘해 원래 이런 사람인 줄 알았다”는 칭찬을 받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준희 감독은 “여배우를 캐스팅할 때 엄마는 당대를 풍미해야할 배우, 일영은 후대를 풍미해야하는 여배우란 안이 있었다. 고민할 것 없이 둘 밖에 없는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김혜수와 연기 호흡에 대해 “이전 작품의 홍보를 할 때 라디오에서 ‘같이 연기하고 싶은 선배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에 김혜수 선배님이라고 얘기했었다”며 “그러고 얼마 안 있다가 김혜수 선배님이 이 영화 출연에 답을 줬다고 하니깐 환호했다. ‘운명이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혜수는 “처음에 봤을 때 조금 다른 배우가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시나리오 보면서 일영이라는 인물이 왜 김고은이어야 하는지 동의할 수 있었다. 김고은이 어떻게 해낼지 궁금했는데 현장에서 많이 놀라고 감동했다”고 만족해했다. 4월 30일 개봉.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