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최근 ‘32년 잉꼬부부’ 서세원 서정희의 이혼소송이 세간에 알려졌다. “32년간의 결혼생활은 포로 생활이었다”는 서정희의 폭로로 불거진 이들의 이혼소송은 그동안 이들이 쌓아놓은 행복한 결혼생활이 그저 쇼윈도 위 예쁘게 진열된 마네킹처럼 꾸며진 것이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제 연예계에서 쇼윈도 부부라는 단어는 전혀 낯설지 않은 단어다. 방송에 출연해 다양한 방법으로 금슬을 자랑했던 연예인 부부들 대부분 이혼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세원 서정희 부부 외에도 김동성 부부, 송병준 김민주 부부 등 올 해 만해도 3건 이상의 부부들이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으며, 또 벌어질 예정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2013년 이혼건수는 총 11민5000건으로, 이는 2013년 혼인건수 32만3000건의 반이 되는 숫자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이혼이라는 부분은 감춰야 하는 낯설거나 이질적인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결혼을 한 연예인들은 여전히 가정 내에 있는 불화를 숨기며 ‘다정한 잉꼬부부’의 흉내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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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잉꼬부부 행세를 하는 이유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이들이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있어 부부생활은 곧 상품이고, 미디어는 일종의 시장이다. 행복한 부부를 지칭하는 잉꼬부부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대중의 선호를 받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방송 출연이라는 기회의 문으로도 이어진다.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출연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는 가운데, ‘잉꼬부부’라는 콘셉트로 부부가 함께 출연하는 아침 프로그램이나 SBS ‘자기야’와 같은 프로그램의 출연은 연예인으로서 상당히 매력적인 유혹이 아닐 수 없다.
‘자기야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자기야’에 출연했던 부부 중 벌써 일곱 쌍이나 이혼을 했으며, 두 쌍은 현재 이혼소송 중이다. ‘자기야’에 출연했던 양원경·박현정, 이세창·김지연, LJ·이선정, 배동성·안현주, 귀순 여배우 김혜영·배우 김성태, 듀크의 고 김지훈·이종은, 이유진·김완주 등은 이미 이혼을 했으며, 우지원·이교영는 현재 이혼소송 중에 있다. 하지만 ‘자기야’에 나온 출연자들의 저주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이미 관계가 소원한 상태에서 방송을 위해 부부 동반으로 출연했다가, 결국 그 치부가 드러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 같은 쇼윈도 부부는 경제적인 이익도 상당하다. 잡지나 아침 방송 등은 연예인 배우자와 2세 등 연예인 가족 관련 콘텐츠에 열광하는 만큼, 우선 각종 협찬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 집을 방송에서 공개할 경우 이미 인테리어 등을 협찬 받아 공사를 끝마친 뒤 공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한 쇼윈도 부부의 이혼으로 세간이 떠들썩할 때 가장 난처한 곳 가운데 한 곳이 한 여성 잡지사였다는 소리가 있다. 당시 서점가에 깔려 있는 대부분의 여성잡지에는 이들 부부가 행복한 모습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모습이 화보로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소문에 의하면 이들이 잡지의 협찬을 받아 해외여행을 다녀온 시점은 이미 이혼을 결심하고 한창 다투고 있던 시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프로의식을 발휘해 경제적인 협찬을 받아 그 어느 부부보다 행복한 포즈로 화보 촬영까지 끝마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이혼한 한 여성 연예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저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잉꼬부부’라는 대중의 족쇄는 상황이 더 심각해져 곪아 터지기 전에 헤어질 수 있는 기회를 오히려 놓치게 만든다”면서 “일반 부부가 갖고 있는 것 이상의 갈등이 있음에도 연예인이기 때문에 하소연도 못하고 제때 결정 내리지 못하다가 결국 더 아프게 헤어지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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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