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작년부터 이어져 온 개그맨 출신 목사 서세원과 서정희의 이혼소송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연예인 부부의 파경 소식이 잇따르면서 씁쓸한 봄날의 풍경을 전했다.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히던 서세원과 서정희의 불화가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작년 5월, 서정희가 서세원을 폭행혐의로 고발하면서부터였다. 교회가 재정문제로 운영이 중단되고, 준비하던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이 제작무산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들려온 서세원의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에도 많은 이들은 그저 잠깐 스쳐지나가는 불화로 여길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서정희는 서세원이 각종 방송 비리와 스캔들에 연루됐을 때도 그와 함께했고, 서세원 역시 방송을 통해 이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을 종종 표해왔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 많고 탈 많아도 32년간을 함께 동고동락한 세월 만큼 서세원 서정희 부부가 보여준 결혼생활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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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서정희는 3월12일에 진행된 4차 공판에서 서세원과의 결혼생활에 대해 “남편과 19살에 처음 만났는데 성폭력에 가까운 행위를 당한 채 몇 달간 감금을 당했고, 이후 32년간 결혼 생활은 포로 생활과 같았다”며 충격적인 증언을 이어나갔다.
서세원과 서정희의 이혼과 관련된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두 사람 사이 딸인 서동주가 “엄마 말이 사실”이라며 서정희의 편에 서면서, 이들 부부의 결혼생활은 쇼윈도 부부를 넘어선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들어진 잉꼬부부로 살아왔던 서세원과 서정희의 말로(末路)는 충격적이지만, 그렇다고 연예계에서 낯선 풍경은 아니다. 이미 ‘잉꼬부부’를 가장하고 대중들 앞에 섰던 위기의 부부들이 수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 이혼 전까지 리마인드 웨딩, 그리고 안녕
2007년 10월 배우 이영하-선우은숙 부부가 결혼 26년 만에 이혼을 알렸다. 공식적인 이혼의 이유는 “서로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서”다. 불과 리마인드 웨딩(최소한 10년 이상 된 결혼생활을 기념해 예복을 차려입고 실제로 결혼식을 한 번 더 치르거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새로운 풍속도)을 촬영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한지 1년 만에 이뤄진 이혼이었다.
선우은숙은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감정들을 겪었고 서로 관심이 없는 생활보다 서로 챙겨주고 좋은 관계로 오랫동안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떨어져 있어 보자는 생각에 이혼을 결정하게 됐다”고 이혼의 이유를 설명한 뒤, 리마인드 웨딩에 대해서는 “당시 리마인드 웨딩은 그냥 그 자체로 촬영에 임했을 뿐 관계개선을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간통죄로 연예계를 발칵 뒤엎었던 박철과 옥소리 커플도 이와 유사하다. 이영하-선우은속 부부와 비슷한 시기 이혼한 박철과 옥소리는 대표적인 쇼윈도 부부로, 이혼 소송이 시작되자 이전의 잉꼬부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서로를 향한 비난과 폭로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이들도 이혼 소송이 벌어지기 몇 달 전 앙코르 결혼식을 올리고 웨딩 화보를 공개했었다. 당시 옥소리가 웨딩 관련 사업을 하고 있던 터라 이들의 잉꼬부부 콘셉트는 옥소리에게 있어 꼭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시끄러운 이혼 과정을 겪으며 옥소리는 웨딩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 부부 역시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마친 후 이혼소동이 벌어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리마인딩 웨딩 촬영과 함께 진행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화목한 가정임을 고백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진 이혼소송은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결국 김동성은 아내와 이야기를 통해 갈등을 풀었다면서 이혼의 위기를 피했다고 알렸다.
◇ 이혼은 했지만, 방송은 해야지
부부 떼 토크쇼 SBS ‘자기야’는 ‘자기야의 저주’가 생길 정도로 출연했던 많은 부부들이 이혼을 했거나 이혼 위기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역으로 말해 연예계 쇼윈도 부부들이 방송출연을 위해 애써 갈등을 봉합하고 사이좋은 양 행세를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자기야의 저주’의 첫 시작을 알린 부부는 개그맨 양원경과 배우 박현정 부부다. 방송 당시 양원경은 철없는 행동과 가부장적 가치관, 경제적 무능력으로 아내와 마찰을 빚었던 양원경은 시청자들에 웃음을 주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이들 부부는 ‘자기야’를 통해 ‘부부 솔루션’ 치료를 받기도 했다. 당시 양원경은 제작진에게 솔루션 덕분에 처음으로 솔직하게 문제에 직면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었지만, 결국 2011년 이혼을 선택하면서 방송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는 사실을 알렸다.
2013년 4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배우 이세창과 김지연도 비슷한 사례다.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히던 두 사람은 ‘자기야’에서 서로 불만을 토로하며 화해하는 듯 했지만 이후 갈등이 더욱 심화돼 남남으로 돌아서는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45일만에 혼인신고를 하고 이후 14개월 만에 이혼, LTE급 결혼생활을 치룬 방송인 LJ와 배우 이선정은 이혼 이후에도 ‘잉꼬부부’로 가장하며 방송에 출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방송을 위한 쇼윈도 부부였냐’라는 지적이 일자 이선정은 인터뷰를 통해 “성급하게 혼인신고를 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성급하게 한 혼인신고를 바로잡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해 일단 서류상 이혼을 했다”며 “그 이후에도 재결합을 위한 노력을 했다. 그래서 올해까지 결혼생활을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혼 이후 아침프로그램에 출연해 소개한 신혼집이 신혼집이 아닌 이선정의 친정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파문이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이혼 사실이 알려진 후 서로 잘못에 대한 시비를 가리는 공방전까지 벌어지면서 남보다 못한 사이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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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