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광고 음악이 국내에 뿌리내린 지 벌써 반백년이 흘렀다. 지난 1959년 4월 부산 MBC 개국과 함께 첫 CM송이 전파를 탄 이후 강산이 다섯 번이나 바뀌는 동안 그 트렌드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15초의 마술, CM송의 역사를 살펴보자.
가장 처음 CM송이 등장한 광고는 ‘진로소주’(1959)였다. 당시 유행한 차차차 리듬에 맞춰 ‘향기가 코 끝에 풍기면 혀끝이 찌르르’라는 재밌는 가사를 담고 있다. 방송 직후 가요 못지않은 인기를 모은 이 CM송은 국내 광고 음악 전쟁의 스타트를 알렸다.
1960년대는 직접적으로 기업이나 상품의 이름과 강점을 강조하는 CM송이 주류를 이뤘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아는 샘표 간장간장, 샘표 간장’이란 노래로 지금까지도 구전가요처럼 불리는 샘표간장 CM송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가수 김상희가 노래를 불러 단박에 인기 스타로 거듭났고, 그 인기만큼 상품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고.
포크 음악이 유행한 1970년대 광고계는 김도향, 윤형주, 김세환 등 통기타 세대들이 주름잡았다. 이 시기엔 광고 음악의 황금기라고 할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명곡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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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윤형주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농심라면, 껌 CM송 가운데 명작으로 꼽히는 롯데껌 등 여러 광고 음악을 책임지며 능력 있는 작곡가로 인정받았다.
김도향도 CM송을 만들고 직접 불러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아빠 오실 때 줄줄이’하는 사탕광고를 시작으로 ‘하늘에서 별을 따다’로 시작하는 유명 CM송 오란씨 등 주옥같은 넘버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열 두시에 만나요 부라보콘’(강근식), ‘엄마 아빠도 함께 투게더’(송창식) 등아이스크림 CM송도 이 시대에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구전가요처럼 불려지고 있다.
1980년대는 광고계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컬러TV가 보급됐고 88 서울올림픽, 대통령 선거 등 굵직굵직한 현안 때문에 광고 홍보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강조됐다. 팝이 국내 광고계에 침투한 것도 이때부터다. 팝의 공습에 창작 광고 음악이 위축됐고, 컴퓨터 발달로 가요 형태 CM송도 사라졌다. 그나마 ‘손이 가요. 손이 가’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새우깡이나 베비라 등이 국내 CM송으로서 명맥을 이었다.
CM송의 부활은 IMF와 동시에 이뤄졌다. 기존 유명 곡을 CM송으로 사용하기엔 지불해야하는 저작권료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꿩대신 닭’으로 다시 제작에 나선 것. 이때부터 기업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PR광고 음악, 중독성 강한 후크 CM송 등 다양한 형태의 노래들이 쏟아지면서 지금의 CM송 시장을 형성했다.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김효규 교수는 “1970~80년대에는 CF 랩타임이 30초라 완결된 CM송이 많았다. 그러나 점차 광고 시장이 넓어지면서 5초, 15초 등 여러 종류의 광고가 나왔고, 시대 트렌드를 선도하게끔 CM송도 변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