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브라운관의 먹방(먹는 방송) 열풍은 최근 ‘쿡방’ 열풍으로 콘텐츠가 확장됐다. 요리(cooking)와 방송이 결합된 쿡방은 단순히 음식을 먹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먹방에서 한 단계 진화해 직접 요리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는다.
사실 쿡방의 시작은 그리 거창하진 않다.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 종종 요리를 아이템으로 잡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프로그램 속 코너로 포함되거나, 아이템 중 하나로 1~2주 방송되는 게 쿡방의 시작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KBS2 ‘해피투게더’의 코너 중 하나였던 ‘야간매점’이다. 본래 토크 중심이었던 ‘해피투게더’에서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야식을 소개하는 ‘야간매점’이 더욱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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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 위주로 시작된 쿡방은 시간이 흐르면서 요리 본연에 비중을 두면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유명 셰프들이 방송에 출연하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연예인들까지 총동원됐다. 최근 인기를 끈 ‘삼시세끼’ ‘수요미식회’ ‘오늘 뭐 먹지’ ‘한식대첩’ ‘냉장고를 부탁해’ ‘식샤를 합시다’ 등이 바로 그 예다.
이러한 쿡방의 유행을 최근 스크린이 이어받은 느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월7일 개봉한 ‘아메리칸 셰프’의 흥행이 쿡방이 스크린에까지 진출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해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은 ‘아메리칸 셰프’는 코미디 장르를 표방한 이 영화는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 칼 캐스퍼가 레스토랑 오너에게 메뉴 결정권을 뺏긴 후 유명 음식평론가의 혹평을 받은 후 명예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 19일 개봉한 ‘엘리제궁의 요리사’는 개봉 전 평점 10점을 받으며 상업영화 속 또 다른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프랑스의 고(故)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식탁을 책임진 파리 엘리제궁의 유일한 여성 요리사 다니엘레 델푀를 모델로 한 실화다. 미테랑 대통령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한 요리사의 노력이 사실적으로 담기며 실제 개봉 이후 요리 마니아들의 욕구를 제대로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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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2일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역시 작은 시골마을 코모리에서의 슬로우 푸드 라이프를 담은 쿠킹 영화다. 도시를 떠난 주인공이 슈퍼 하나 없는 마을에서 스스로 작물을 재배하고 산에서 주워온 제철 재료로 끼니를 해결하며 자급자족 삶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이라가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며, 극장판 ‘삼시세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12일 개봉한 ‘해피 해피 와이너리’는 훗카이도의 작은 시골마을인 소라치에서 포도와 밀을 재배하며 살아가는 두 형제, 그리고 우연히 그 곳을 찾아온 여인의 이야기를 담는다. 앞서 관객들의 침샘을 자극한 영화 ‘해피 해피 브레드’의 미시마 유키코 감독이 이번엔 빵 대신 와인을 선택한 것이다.
스크린에서까지 활개를 치고 있는 쿡방은 사실 브라운관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과거 ‘음식남녀’(1995) ‘에스토마고’(2007) ‘라따뚜이’(2007) ‘카모메 식당’(2007) ‘식객’(2007) ‘행복의 향기’(2008) ‘식객:김치전쟁’(2009) ‘줄리 앤 줄리아’(2009) ‘하와이언 레시피’(2009) ‘남극의 쉐프’(2010) ‘달팽이 식당’(2010) ‘양과자점 코안도르’(2011) ‘스키야키’(2011) ‘스시장인 지로의 꿈’(2011) ‘스탠리의 도시락’(2012) ‘쉐프’(2012) ‘로맨틱 레시피’(2014) 등의 영화 등이 관객들의 식욕을 자극한 바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