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위기에 당면한 출연진 혹은 프로그램을 향해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인 해결법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그에 따른 결과는 책임질 수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금빛나 기자] 인기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를 원작으로 하는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이하 ‘냄보소’)가 드디어 안방극장에 출격한 준비를 마쳤다. 웹툰과 드라마가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 ‘냄새를 본다’는 소재만 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달라진 것이다.
웹툰 ‘냄보소’는 냄새를 시각적 입자로 보는 소녀 윤새아가 한 사건으로 만나게 된 애송이 순경 김평안과 함께 일상의 소소한 사건부터, 강력사건 까지 함께 추리해서 해결해가는 수사로맨스물이다. 과거 의문의 화재사고로 부모를 잃고, 눈에 이상이 생기면서 마음을 닫았던 새아가 평안을 만난 뒤 점점 마음의 문을 열어가며 성장하는 과정과 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달콤한 로맨스는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웹툰 ‘냄보소’가 담고 있는 장르의 폭도 크다. 강아지 찾기와 같은 풋풋한 로맨틱코미디에서부터 마약문제가 얽힌 살인사건 등을 다루면서 수사물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 것이다. 웹툰 ‘냄보소’의 인기 에피소드 중 하나는 바로 ‘콜렉터’ 편이다.
CCTV에도 잡히지 않는 맨홀 속 연쇄살인범 콜렉터와 프로파일러 염미, 그리고 냄새를 보는 능력으로 사건의 유일한 희망인 새아가 벌이는 목숨 건 추격전과 심리전은 스릴러가 주는 재미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일상의 맨홀 속 연쇄살인자가 있다’는 설정은 독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으며, 일부 독자들은 “‘냄보소’를 보고 맨홀이 무서워졌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하수구에 납치됐던 새아가 살아남기 위해 살인자 콜렉터를 죽이면서 벌어진 법정논쟁을 다룬 에피소드 ‘올가미, 동아줄’ 편은 최근 사회에서 논란이 됐던 과도한 정당방위 처벌논란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웹툰 ‘냄보소’는 부모를 잃은 새아의 보호자이자 키다리 아저씨의 사랑을 보여주는 낙원과, 진한 화장으로 ‘화떡(화장을 떡칠하다, 즉 화장을 두껍게 함을 뜻함) 요정’이라는 별칭이 붙은 새아의 절친 고요정, 어두운 조직의 비밀을 지니고 있는 나쁜 남자 황오우 등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사건들을 그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냄보소’로 넘어오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드라마 ‘냄보소’는 3년 전 바코드 살인사건으로 여동생을 잃은 무감각적인 한 남자와 같은 사고를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초감각 소유자인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로맨틱코미디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으며,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 바뀐 만큼 극중 인물들 역시 변화됐다. 하지만 ‘냄새를 보는’ 것은 그대로 차용한 만큼 범인이 남긴 냄새의 흔적을 추적해가는 시각화 한 부분은 그대로 그려낼 계획이다
드라마 첫 방송에 앞서 웹툰 ‘냄보소’와 드라마 ‘냄보소’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았다.
◇ ‘명랑소녀’가 된 여주인공, ‘무감각자’가 된 남주인공
↑ 사진=SBS홈페이지 |
웹툰 ‘냄보소’의 여주인공이 새아라면 드라마 ‘냄보소’의 여주인공은 초림이다. 웹툰 속 새아는 긴 갈색 생머리 이국적인 눈매, 늘씬한 키, 뛰어난 미모만큼 한 성격 하는 17살의 여고생이다.
낯선 공간에 가기 싫어하고, 낯선 이가 자신을 만지는 것도 싫어하고, 하물며 낯선 사람이 말을 거는 것도 싫어한다. 자신을 스치기만 해도 향수를 뿌리며 난색을 표하는 다소 히스테리컬한 성격의 소유자다. 극중 초반 냄새를 보는 자신의 능력이 싫어 이를 감추기 위해 가시를 세우지만, 영화관 화재사건을 통해 평안을 만나게 된 새아는 자신의 능력을 사랑하게 되고 점점 성장하게 된다.
반면 드라마 속 초림은 사람을 꺼리는 새아와 달리 흥도 많고 사람도 좋아하는 22세의 아가씨다. 사람들이 웃는 것이 좋아 개그맨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이며, 현재는 소극단의 임시 단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18세 바코드 연쇄살인사건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중상을 입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6개월이 넘는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초림는 그 이후부터 냄새를 코로 맡을 수 없게 된 대신 냄새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냄새를 본다는 것이 웹툰 속 새아와의 공통점이다.
초림은 드라마로 넘어오면서 출생의 비밀(?)도 생겼다. 코마 상태에 빠지면서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초림이 기억을 잃기 전 진짜 이름은 최은설이다.
초림이 밝아졌다면 웹툰에서 다정다감했던 남자 평안은 무감각한 남자 무각으로 변했다. 바코드 살인사건의 희생자로 죽기 직전까지 갔던 무각은 그날의 사고로 가족과 여동생을 잃고, 감각기관의 이상으로 온 몸의 모든 감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른바 통각상실증에 걸린 것이다.
후각을 잃어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하고, 미각을 잃어 음식 맛을 모르며, 통증을 모르기 때문에 범인과의 격투에서도 아무리 맞아도 끝까지 싸워 범인을 제압한다. 본인은 모르는 사이 통각상실증이 그를 남자답게 만들지만, 정작 사랑에 대한 감정도 메말라 있어 연애다운 연애는 하지 못한다. 그런 무각의 인생 최종 목표는 동생 은설을 죽인 살인법을 잡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경찰이 된다.
등장인물 소개로 봤을 때 초림의 과거 이름은 최은설, 그리고 최무각 동생의 이름 역시 최은설이다. 로맨틱코미디가 주가 되는 ‘냄보소’에서 출생의 비밀이 과연 갈등의 주된 역할을 할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 사진=SBS홈페이지 |
남궁민이 연기하는 스타쉐프 권재희는 웹툰에서 아에 등장하지 않은 인물이다. 초반 웹툰 ‘냄보소’ 팬들 사이에서 낙원의 역할을 할 것이다, 황오우 역할을 할 것이다 말들이 돌았지만, 완벽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썰렁한 농담을 즐겨한다는 것 외에는 밝혀진 것이 없는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웹툰에서 40대의 프로파일러 염미는 드라마로 오면서 31세의 젊은 엘리트 경찰로 변화됐다. 웹툰에서 염미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걸걸한 사투리에 뛰어난 통찰력으로 경찰서를 장악했다면, 드라마 속 염미는 ‘다.나.까’로 끝나는 똑 부러지는 미녀로 다시 태어났다. 무각을 짝사랑하는 것으로 그려지면서 웹툰 속 염미와 같은 이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 웹툰 속 이 인물, 꼭 넣어주시면 안 되나요?
웹툰과 드라마가 완전히 다른 궤도를 걸으면서 원작 웹툰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놓치기 아쉬운 캐릭터가 있다면 바로 새아의 친구 요정이다. 요정은 17살의 어린 나이에도 꾸미는 것이 좋다보니 화려하게 화장을 하고 등교를 하는 인물이다. 화장을 너무 심하게 하다보니 별명 또한 ‘화떡요정’이다. 겉보기에는 마냥 화려하고 가벼워 보이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하고 정 많은 여고생이기도 하다.
또 다른 캐릭터가 있다면 요정의 삼촌이자 의문투성이의 화가 오우다. 새아의 능력을 알고 그 능력을 탐내기 위해 새아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하는 인물로, 악역임에도 탄탄한 몸매와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으로 다수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나쁜남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인물로 드라마에 등장과 동시에 뜨거운 인기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지막 인물은 바로 ‘콜렉터’이다. 드라마에는 ‘바코드’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수 있는 이 인물은 맨홀에서 생활하며 많은 이들을 떨게 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비뚤어진 상처와 빈 마음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을 납치해 연쇄살인을 하는 콜렉터는 ‘냄보소’를 스릴러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기형적인 외모와 움직임이 특징. 후반에는 마약까지 하면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마지막까지 공포감을 전해주었던 캐릭터다. 죽은 후에도 새아의 그림자로 남아 괴롭히는 만큼 ‘냄보소’에서 존재감은 감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