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줌마 아닌 차배우로…‘차승원표 광해’, 성공할 수 있을까(화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오주영 기자]
“‘화정’을 통해 색다른 광해를 표현하고 싶다.”
‘차줌마’ 차승원이 본업 배우로 돌아왔다. ‘삼시세끼’로 일찌감치 인간적인 매력을 최고치로 끌어온 그가 이번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뜨겁다.
7일 오후 서울 상암동 신사옥에서 열린 MBC 월화 드라마 ‘화정’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차승원, 이연희, 김재원, 서강준, 한주완, 조성하, 김상호 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가운데서도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단연 차승원이었다. ‘삼시세끼’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쌓은 데다가, ‘너희들은 포위됐다’ 이후의 복귀작으로 50부작의 대하사극을 선택한 것이 그 이유다. 차승원은 ‘혈의 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 사극 영화에는 출연한 바 있으나 드라마 도전은 처음이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광해’의 여러 가지 면이 소개됐던 터. 이에 광해 역을 맡은 차승원은 “제가 연기하는 ‘광해’가 그동안의 광해와는 색다른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죽기 살기로 열심히 찍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궁극적으로는 배우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현장에서 드라마를 찍고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걱정을 하긴 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걱정일 뿐이다. 최선을 다해 작가가 쓴 인물에 근접할 것”이라며 대본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차줌마’로 예능 대세가 됐지만 배우로서의 욕심도 돋보였다. 그는 “드라마가 잘 되는 것이 가장 큰 욕심”이라며 “드라마에 끝까지 나오는 배우들이 거의 없다. 저조차도 거의 중반에 퇴장한다. 되도록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바랐다.
또 대하사극의 주연 자리를 꿰찬 것에 대해 “사실 캐스팅된 비결은 잘 모르겠다. 차승원이라는 배우 자체가 다른 관점. 다른 시점에서 봐야하는 인간이 아닌가 싶다”며 “어느 순간 까지 연기를 할지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핵심적인 배역들을 맡고 싶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삼시세끼’의 푸근하면서도 코믹스러웠던 차줌마는 이제 없었다. 예능인이 아닌 배우로서 작품에 대해 신중하고도 진지한 태도로 일관한 차승원이었다. 그는 앞서 “긴 호흡의 작품을 하게 돼 책임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기대가 된다”고 말한 바 있다. 50부작라는 대하사극 속에서 그가 표현해낼 ‘차승원 표’ 광해군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대하사극이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 ‘아랑사또전’의 김상호 PD, ‘마의’ ‘동이’ ‘이산’의 김이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극 중 차승원은 아버지 선조의 질시와 배척 속에서 자신을 무자비하게 단련시킨 후 왕좌에 오르는 광해군 역을 맡는다. ‘빛나거나 미치거나’ 후속으로 13일 밤 10시 첫 방송.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