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앉아있는 자세부터 첫 인사를 건네는 모습, 질문에 답하는 모습, 웃는 모습까지 도도하고 어딘지 모르게 쿨하다. 배우 윤여정을 표현할 단어가 딱히 생각나지 않을뿐더러, 대체가능한 단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여배우의 농도 짙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
tvN ‘꽃보다 누나’에 이어 드라마 ‘참 좋은 시절’로 대중과의 거리를 바짝 좁혀온 윤여정은 영화 ‘장수상회’로 흔하지만 특별한 꽃집 여인으로 변신했다. 극에서 그는 임금님 역을 맡아 시종일관 특별했고, 당돌한 매력으로 시작해 예상치 못한 사연으로 반전을 안겼다.
↑ 사진=MBN스타 DB |
“사실 박근형 선배와 난 농담코드가 잘 안 맞는다. (웃음) 그러나 진정한 프로가 만났기에 현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시합 같았다. 서로 어떤 서브가 들어와도 모두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마치 링 위에 올라간 선수와도 같았다. 손자뻘인 찬열은 그림처럼 예뻤고 키가 정말 컸다. (웃음) 특히 조진웅이 맡은 역을 잘 소화한 것 같더라. 찍을 땐 몰랐는데 완성본을 보니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걸 느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장수상회’는 윤여정과 박근형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젊은 층의 사랑만이 판치던 극장가에 조심스럽게 등장한 노년층의 사랑이기에 더욱 궁금증을 자극했고, 놀랍게도 전 연령대가 두 사람의 사랑에 함께 울고 웃었다. 관객들 모두 ‘심쿵’하며 이들의 연애에 푹 빠져든 것이다.
“황혼의 로맨스가 반갑다기보다는 솔직히 부담스럽다. 관객들이 나와 박근형 선배와의 로맨스를 궁금해 할까도 걱정됐다. 그러나 반전이 있어 해볼만하다고 느꼈다. 난 못해봤지만, 어린 나이에 만나 죽을 때까지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다면 이게 진짜 사랑 아닌가 싶더라. 사실 반전을 모를 땐 오글거리더라. (웃음) 평소의 나와 금님이 너무 달랐으니까. 꽃무늬 원피스는 물론, 분홍 옷도 처음 입어봤다.”
“반전을 위해 나의 분량이 조금 편집됐다. 연기할 때 열심히 집중해서 했는데 섭섭하더라. 그러나 수학문제처럼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옳고 그른 게 없기에 어쩔 수 없다. 난 실용주의라 내 몸 상태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편이다. ‘장수상회’는 정말 편하게 촬영했다. 완벽한 계획 하에 촬영에 들어가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감사했고 기분 좋게 찍었다.”
↑ 사진=스틸 |
“박성미처럼 남편을 사랑하는 친구는 처음 봤다. (웃음) 과거에 강제규 감독과 잠깐 스친 기억이 있다. 그 후 ‘장수상회’를 통해 함께 작업했는데 이래서 성미가 남편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구나를 알게 됐다. 인간적으로 젠틀맨이다. 말수도 적고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나중에 이를 실행하는 사려 깊은 인물이다.”
감독이 가진 브랜드 파워에 쟁쟁한 배우들의 등장, 전 연령대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 평범한 공간인 상회가 주는 특별한 감동이 관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천만 돌파는 바라지도 않는다. (웃음) 이는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다. 다만, 본전은 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감독의 입지도 생기고 다음 작품이 나오지 않겠냐.”
흥행에 대한 욕심을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관객수를 희망한다고 말한 윤여정. 톡톡 튀는 답변으로 잊을 만하면 여배우의 아우라를 풍기고 있다. ‘장수상회’에서 ‘꽃보다 할배’ 박근형과 ‘꽃보다 누나’ 윤여정이 만났기에 ‘꽃보다’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면 섭섭했다.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의 합동 여행은 싫을 것 같다. (웃음)”
↑ 사진=MBN스타 DB |
“사실 ‘참 좋은 시절’을 끝내고 자옥이를 보려고 했는데 울 것 같아, ‘장수상회’ 촬영 후 보려고 했었다. 이겨낼 줄 알았고 버틸 줄 알았다. ‘꽃보다 누나’ 섭외 소식을 듣고, 자옥이에게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다. 이미 아픈 걸 알고 시작했고 갔다 와서도 치료를 했다. 자옥이가 세상을 떠나고 나영석 PD가 질타를 받았었는데, ‘죄의식을 가지지 말라’고 ‘오히려 여행할 기회를 줘서 감사했을 거란 걸 내가 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장수상회’에 이어 ‘계춘할망’으로 또 다시 스크린을 찾을 예정이며, 이에 앞서 드라마 ‘프로듀사’에 특별출연하게 됐다.
“윤여정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한다. ‘프로듀사’는 리얼리티쇼이자 드라마와 예능을 섞어 놓은 프로그램이더라. 처음 시도하는 드라마라 신선한 시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웃음)”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