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블루스 디바’ 강허달림이 돌아왔다. 그것도 정규 앨범이 아닌 리메이크 앨범이다. 고르고 고른 수록곡들과 마치 하나의 미술 작품을 보는 듯한 앨범 재킷까지 정규 앨범 못지 않은 퀄리티와 정성이 엿보인다. 정규 앨범을 내놓은 지 횟수로 4년이 지났는데도 리메이크 앨범을 낸 이유가 궁금했다.
“사람들이 제 목소리가 특이하니까 기존에 있는 곡을 어떻게 부를지 궁금해 하더라. 2집 밖에 내지 않아서 공연에서 제 곡으론 부족해서 커버곡들을 넣어도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이번 리메이크 작업을 재미있게 했다.”
강허달림 특유의 블루지한 보이스는 이번 앨범의 시작과 끝이다. 그는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닉네임인 ‘블루스 디바’의 극대화를 보여주기 위한 곡들을 선정했고 리메이크 앨범이지만 강허달림의 정규 앨범 같다는 평을 들으며 리메이크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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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강허달림 제공 |
“그런 닉네임이 싫어서 어쿠스틱하고 팝적인 사운드를 하려던 생각은 있었다. 근데 제가 가장 잘 하는게 블루지한 음악이더라. 진짜 블루지한 음악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에 대한 재조명으로 시작했다. 생각보다 블루지한 곡들이 많지 않다. 남자 보컬들이 워낙 많다 보니 저랑은 안 맞아서 멜로디와 가사가 부합되는 곡들로 골랐다. 리메이크인데 많이 알려진 곡들이 아니다 보니까 3집에 가깝다는 평을 들은 것 같다.”
한국 블루스의 대표 뮤지션인 이정선의 ‘외로운 사람들’을 타이틀곡으로 정했고 이외에도 윤명훈, 최백호, 신촌블루스의 엄인호, 김두수 선생 등 다양한 블루스 음악을 선정했다. 그 가운데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인 ‘골목길’은 울랄라세션의 박광선과 함께 불러 눈길을 끌었다.
“박광선은 예전에 제 공연을 보러 와서 인사를 하던 친구다. 그렇게 알게 돼서 작년엔 제 공연 게스트로 서기도 했다. ‘골목길’은 신촌블루스 곡들 중에서 가장 빠른 곡이고 자신있게 부를 수 있는 곡이었는데 워낙 리메이크가 많이 돼서 식상하더라. 그 때 박광선이 떠올랐다. 가요만 부르던 친구라서 블루스 톤이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허밍 조차도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솔로 앨범에 꼭 블루스 음악 넣으라고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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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블루스 장르에 대한 고집과 치기가 있어서 다른 장르나 뮤지션과 작업하는 것은 무서웠다. 제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없어서 휩쓸렸다. 근데 지금은 내가 어떤 음악, 무슨 상황이 됐어도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일렉트로닉 사운드도 해보고 펑크 장르도 해보고 싶다. 아이언과의 작업도 그래서 가능했다.”
사실 강허달림이 고군분투를 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 많은 음악들 사이에서 블루스 음악은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음악 장르도 유행이 있지만 70~80년대 활발화 됐던 블루스 음악은 젊은 세대에겐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장르일 뿐이다.
“‘김광석 다시부르기’를 통해서 포크 붐이 일어났듯이 이번 앨범을 통해서 블루지한 음악이 재조명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블루스 밴드들이 전멸된 상태다. 페스티벌에 내놓을 팀들도 없다. 블루스 음악은 우중충하고 다운된 음악이라는 선입견들이 있다. 근데 전 우울하지만은 않고 리듬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TV에도 나오고 하니까 많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은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젊은 층들에게 경연프로그램을 통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정도지만 그것만으로도 진전이 된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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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이니까 사운드에 대한 기술적인 것은 안돼서 프로듀싱은 생각도 못했었다. 근데 곡 작업을 하면 할수록 프로듀싱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 정성을 들인 만큼 사운드가 달라진다는 걸 느끼니까 재미있다. 이전엔 믹싱 수정 등 수정해달라는 얘기를 못했는데 이번엔 내가 말하는대로 작업을 했다. 요구하는 대로 음악이 달라지니까 그 미묘한 차이가 재미있더라. 그런 작업을 해보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