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토요일 오후 8시45분에 방송되며 주말극 악몽을 말끔히 지운 ‘아빠를 부탁해’를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4’) 후속으로 배치하며 주말 시간대에 큰 변화를 시도한 것. 그러나 도전은 녹록지 않았다.
시간대 변경 이후 26일 오후 첫 방송된 ‘아빠를 부탁해’는 시청률 4.9%(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포맷이나 구성원 변화 하나 없이 단순히 시간대만 옮긴 것뿐인데 지난 방송분(7.2%)보다 2.3%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경규-예림 부녀가 어릴 적 추억을 되짚는가 하면 조민기-윤경 부녀의 애틋한 작별 장면도 전파를 탔지만 경쟁 프로그램인 MBC ‘일밤-복면가왕(6.7%)’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14.6%)’보다 시선을 끌지 못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아빠를 부탁해’가 지상파3사 주말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꼴찌를 차지한 건 뒤이어 방송되는 ‘런닝맨’ 시청률에도 영향을 끼쳤다. ‘런닝맨’은 지난주(9.3%)보다 0.5%포인트 빠진 8.8%를 나타냈다.
첫 정규 프로그램으로 전파를 탄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아빠를 부탁해’가 방송되던 시간대에 편성된 ‘동상이몽’은 유재석·김구라를 2MC 체제로 내세웠지만 시청률 4.4%로 경쟁작인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14.5%)’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그동안 SBS는 주말극의 연이은 참패로 시청률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내마음 반짝반짝’은 2.1%라는 애국가 시청률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이런 난국을 돌파한 건 바로 주말극을 폐지와 예능 프로그램의 대체 투입이라는 결정이었다.
첫 번째 개편은 성공적이었다. 2%대 시청률은 7%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K팝스타4’ 후속으로 대체할 만한 프로그램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자 SBS는 정규 편성된 지 얼마지나지 않은 ‘아빠를 부탁해’ 시간대 이동을 밀어붙였다. 모두가 반신반의했던 선택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물론 첫 방송 시청률 성적표만으로 편성의 성공과 실패를 나눌 순 없다. 그러나 오랜만에 웃음꽃이 폈던 SBS 주말 안방극장에 또 다시 먹구름이 낀 건 부인할 수 없었다. SBS와 제작진의 묘수가 필요할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