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봄 개편을 맞이해 MBC 예능프로그램들이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가망이 없는 프로그램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방송 시간대를 변경하며, 새로운 프로그램은 아낌없이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MBC 예능프로그램의 대대적인 개혁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까.
◇ 파일럿의 인기를 정규편성에서도 이어간다 ‘마이리틀 텔레비전’
MBC 예능프로그램 개편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보인 프로그램은 1인 인터넷 방송 콘텐츠 대결과정을 다루는 신규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다.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던 ‘마리텔’은 1인 인터넷 방송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요리연구가 백종원, 걸그룹 에이오에이(AOA)의 멤버 초아 등 출연진들의 활약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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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호평 속 정규행 티켓을 거머쥔 ‘마리텔’은 기존의 ‘세바퀴’가 방송되던 토요일 오후 11시에 편성, 지난 25일 첫 방송을 선보였다.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인터넷 방송 대결 순위 1위에서 3위까지 차지했던 백종원, 초아, 개그맨 김구라가 정규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내비쳤으며, 새 얼굴로 미식축구월드컵 국가대표팀 스트렝스 코치 예정화와 그룹 노을의 멤버 강균성이 합류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 속 첫 방송을 마친 ‘마리텔’은 첫 방송 시청률 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흥행에 시동을 걸어놓은 상태다.
◇ 시간대 변동으로 더 새로워진 ‘세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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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토요일 11시15분으로 편성되면서, 기존 ‘세바퀴’는 ‘나는 가수다3’가 방송됐던 금요일 오후 10시로 시간대를 옮겼다.
2008년 5월에 ‘일밤’의 한 코너로 시작된 ‘세바퀴’는 2009년부터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독립해 토요일에 자리 잡은 이래 7년째 제 자리를 지켜온 MBC의 대표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다.
6년 만에 편성시간대를 이동하게 된 ‘세바퀴’는 새로운 시간에 방송되는 만큼 이용해온 세트도 완전히 바꾸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MC 구성원 역시 다시 조율됐다. 그룹 장미여관의 육중완이 MC직에서 하차하면서, 기존 메인 MC였던 신동엽, 김구라, 서장훈이 진행을 맡게 됐다.
◇ 전설의 부활을 꿈꾸다 ‘경찰청 사람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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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주병진도 강호동도 살리지 못한 ‘시청률의 늪’ MBC 목요일 심야예능에 개그맨 이경규가 ‘경찰청 사람들 2015’로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경찰청 사람들 2015’는 90년대 범죄수사물의 대표주자인 시사교양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을 부활시킨 예능프로그램이다. 과거 ‘경찰청 사람들’은 실제 사건을 극화해 보여주는 형식을 통해 사랑을 받았다면, 다시 돌아온 ‘경찰청 사람들 2015’는 재연드라마라는 기존의 형식은 살리되, MC 이경규를 중심으로 전현직들의 토크를 가미시키며 재미를 꾀했다.
‘경찰청 사람들 2015’의 박정규 CP는 지난달 30일 진행됐던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과의 토크를 과거의 ‘경찰청 사람들’과의 차별점으로 꼽으며 “스튜디오 토크를 통해 재미와 더불어 경찰들이 사건을 소개하고 조심해야 하는 부분을 알려줄 예정이다. "보이스피싱을 예로 들면 어떤 식으로 협박이 이뤄지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준다. 모방범죄가 범죄를 방송에서 보여주고 끝나면 문제가 될 텐데 대처법을 경찰들이 얘기해주면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정보 제공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브랜드와 다시 MBC로 돌아온 이경규, 동시간대와 차별화 되는 소재는 나쁘지 않았으나,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경찰청 사람들 2015’는 첫 방 시청률 3.6%로 첫 항해를 시작했다.
◇ ‘천생연분 리턴즈’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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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사람들 2015’가 편성되기에 앞서 방송된 프로그램이 ‘천생연분 리턴즈’이었다. 케이블 채널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되던 ‘천생연분 리턴즈’는 배우 이태임과 걸그룹 쥬얼리 출신 예원의 신경전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급작스럽게 폐지된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긴급수혈 된 프로그램이었다.
‘천생연분 리턴즈’에 앞서 케이블 채널인 MBC에브리원에서 지상파인 MBC로 입성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무한도전’의 여성판이었던 ‘무한걸스’가 그 주인공이다. ‘무한걸스’ 2012년 MBC 장기파업 당시 MBC의 예능프로그램들의 줄 이은 결방으로 MBC 에브리원에서 급히 공수해 예능프로그램의 빈자리를 채웠었다. 당시 MBC에브리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힐 정도로 사랑을 받았던 ‘무한걸스’지만, 파업으로 인한 ‘땜질용’이라는 부정적인 시각과, 케이블과 지상파의 차이로 인한 수위조절, 그리고 창조없는 ‘무한도전’ 따라 하기로 ‘무한걸스’만의 색깔을 잃어버리면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결국 ‘무한걸스’는 MBC 장기파업이 끝나고,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정상화로 돌아오면서 두 달 만에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됐다. 돌아가는 과정도 시끄러웠다. 누가 봐도 급하게 쓰다가 필요가 다하니 버리는 ‘토사구팽’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양새는 3년 후 ‘천생연분 리턴즈’에서도 나타났다.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후속으로 급하게 ‘천생연분 리턴즈’를 배치시킨 MBC는 고작 방송 3주 만 방송시킨 다음, 바로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낸 것이다. ‘천생연분 리턴즈’가 MBC에서 MBC에브리원으로 넘어가는 과정 가운데, 이를 알리는 설명이나 공지도 없었다. 지난달 21일 MBC에서 사실상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된 ‘천생연분 리턴즈’였지만 시간대, 채널이 변경됐다는 자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원래 태생이 MBC에브리원인만큼 채널이나 시간대변경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전 예고도 없이 무작정 시간대를 옮기는 처사는 즐겨보던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