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초아 좋아좋아 초아 좋아요. 초아 좋아좋아 어서 오세요. 초아 좋아좋아 정말 좋아요. 너도 푹 빠지게 될 거야”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나오는 ‘초아송’의 후렴구를 자신도 모르게 따라 부르고 있다면 이미 늦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리바리 하지만 그럼에도 성실한 걸그룹 에이오에이(AOA)의 멤버 초아의 사랑스러움에 빠졌다는 것을.
에이오에이 내에서 초아는 눈에 띄는 노란머리에 메인보컬로서의 가창력으로 무대 위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각종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설현, 혜정, 지민 등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멤버 중 한명이었다. 지난달 3월 공개된 에이오에이의 리얼리티 ‘OPEN UP! AOA-맴을 열어봐’ 2화에서 변장을 하지 않고 돌아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으며, 한 시장 상인은 “에이오에이는 알겠는데 얼굴(초아)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초아에게 굴욕 아닌 굴욕을 선사하기도 했다.
![]() |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캡처 |
‘마리텔’은 초아에게나, 그를 모르고 있던 시청자들에게나 기회와도 같은 프로그램이 됐다. 에이오에이 팬들 사이에서든 높은 팬덤을 자랑하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초아에게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 했으며, 반대로 시청자들에게는 색다른 예능블루칩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돼 준 것이다.
“데뷔하고 나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전 이런 게 너무 싫었어요. 약간 어리바리하고 덜 떨어지는 모습을 숨기려고 했는데 팬들은 꾸밈없이 보이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진짜 저로 방송을 하고 싶어요. 괜찮으면 계속 이렇게 하고 아니면 예전처럼 해야죠” (MBC 설특집 ‘마이 리틀 텔레비전’ 中)
차가운 금발머리에 도도한 외모, 초아의 첫 인상은 새초롬하다. 단 입을 열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대 밖을 벗어나 ‘마리텔’ 카메라 앞에 선 초아는 도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끔 자막이 없으면 ‘응?’이라고 되묻게 하는 다소 더듬는 발음과, 채팅창을 확인하지 않아 종종 벌어지는 ‘소통의 부재’ 그리고 자신의 카메라를 벗어나 다른 출연진들을 찾아가는 ‘탈주 방송’ 등 초아의 1인 인터넷 방송은 아무리 좋게 본다고 한들 좋은 방송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 |
↑ 사진=MBN스타 |
그럼에도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초아가 기록한 성적은 최종 2위. 물론 초아가 기존의 가지고 있던 기존 팬덤의 힘도 적용됐지만, 그에 앞서 허둥지둥 노력하는 모습은 충분히 사랑스러웠으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초아의 엉뚱함은 예상외의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준비한 것은 많지만 이를 백분 활용하지 못하고 어리바리 하는 모습은 “초아언니가 무대 위에서 완벽하고 섹시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 반대가 본 모습이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라는 같은 그룹의 멤버 민아의 증언이 사실로 증명된 순간이기도 했다.
초아의 사랑스러움은 정규편성 된 ‘마리텔’에서 더욱 강화됐다. 파일럿 당시 자신의 실수를 바탕으로 직접 작사작곡한 ‘초아송’을 스스로 부르면서 이를 가르쳐 주는 초아의 모습은 귀여움의 결정체에 가까웠다.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애교로 봐주시오. 뭐 저런 애가 다 있나 생각나도 사랑으로 감싸 주세요”라고 자기반성 섞인 애교는 뭇 남성 뿐 아니라 여성시청자들까지 미소 짓게 만들기 충분했다.
“초아는 정말 연습벌레예요. 짬만 나면 거울 보면서 표정연기에 심취해요. 눈빛, 각도, 표정 등등 저 친구가 카메라에 비춰지는 모습 전부가 연습의 결과입니다”(정용화, 2015년 2월 일간스포츠 인터뷰 中)
![]() |
↑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캡처 |
초아의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면 바로 노력하는 것이다. 에이오에이 멤버들 중에서 가장 많이 휴가를 반납한 멤버로 알려질 정도로 초아는 ‘연습벌레’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2014년 11월 진행됐던 ‘사뿐사뿐’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초아는 ‘캣우먼’이라는 콘셉트를 어떻게 준비했냐는 질문에 “관련 영상이나 영화 등의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고 연구했다. 나중에는 SBS ‘동물농장’에 나오는 고양이까지 보면서 연습했다. 진짜 고양이의 특징이라든지 버릇 등도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증언했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초아의 성격을 알려주는 답변이기도 했다.
충분한 실력이 있음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완벽할 것 같으면서도 실상은 빈틈투성이인 초아의 매력은 지상파 예능인 ‘마리텔’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초아는 작년 중국 예능프로그램 ‘한위싱동타이’에서 10년 뒤의 미래로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 내 곡으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지만, 춤을 춰도 좋을 거 같다”고 힘 있게 말한 바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사람 인생이라지만, 계속된 실수와 현실의 부딪침 속에서도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하는 초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영 불가능한 미래는 아닌 것 같다.
사랑스러움이 최대 무기인 초아, ‘초아송’의 가사처럼 시청자들은 이제 막 초아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