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계속되는 빙상연맹의 파벌로 인해 능력과 상관없이 벌어지는 피해와 계속되는 무릎부상으로 많은 이들은 안현수의 쇼트트랙 선수 생명은 끝이 났다며 외면했었다. 빙상 위 쇼트트랙을 계속 타고 싶었던 20대의 안현수는 결국 쫓겨나듯 러시아행 비행기를 탔고, 무릎부상과 계속되는 슬럼프로 인해 고개 숙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안현수는 다시 재기에 성공했고,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5관왕의 기적을 이뤘다. 끝이 없는 것처럼 이어졌던 시련과 좌절의 시간들을 극복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기적의 원동력은 바로 ‘사랑’에 있었다.
18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멘터리-사랑 2015’(이하 ‘휴먼다큐 사랑’)은 ‘안현수, 두 갱의 조국, 하나의 사랑2’라는 주제로 앞서 들려주지 못했던 러시아 귀국 이후에 겪었던 슬럼프와 올림픽 도전기, 그리고 올림픽 그 이후에 대해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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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을 타고 싶다는 일념 하에 자신을 찾아준 낯선 땅 러시아에 도착한 안현수였지만 또 다시 찾아왔던 슬럼프는 너무나도 혹독했다. 자신을 괴롭혔던 무릎 부상은 또 다시 재발했으며, 이로 인해 약체였던 러시아에서도 최하위로 떨어졌으며, 국제대회 출전은커녕 여자 선수들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상상도 못했던 고난에 모든 것이 막막했던 안현수가 결국 힘들다고 말하는 창구는 그의 연
인 우나리였다. 벼랑에 몰려 있는 안현수의 모습을 본 우나리는 위로가 필요한 그의 품을 꼭 안아주었고,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을 위로해 주었다. 우나리가 한 일은 단순한 위로 뿐이 아니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안현수의 코치를 했던 황익환 코치에게 연락을 해서 안현수의 심각함을 고백했다. 안현수의 상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황익환 코치는 그 길로 러시아로 향했고, 그렇게 안현수는 재기의 기회를 얻게 됐다.
쇼트트랙을 위해 우나리와 이별을 선택한 안현수였지만 결국 자신은 그녀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렇게 청혼하게 된다. 결혼식도 치르지 못하고 부모님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도둑 혼인신고를 해야만 했지만, 우나리는 오로지 안현수만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고 러시아로 향했다.
러시아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다고 할 수 없었지만 우나리는 안현수의 옆에서 그를 진심으로 위로할 뿐 아니라, 각종 이벤트와 보살핌으로 마음의 안정을 주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쇼트트랙 국제대회에서의 첫 금메달로 돌아왔다. 기량이 회복됐고 그는 우나리의 보살핌 속에 점차 2014 소치 올림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게 된다.
이에 대해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은 “이건 진정한 사랑이다. 나리의 삶이 곧 빅토르의 삶이다. 나리는 빅토르 안에서 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 나리가 어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겠나”고 둘의 사랑에 대해 증언했다.
우나리의 내조 속에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첫 출전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1000m,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휩쓸었으며, 남자 1500m 동메달까지 수확했다.
이제 쇼트트랙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안현수는 우나리와의 사랑을 꿈꾼다고 말했다. 몸 상태가 될 수 있다면 평창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을 타고 싶다고 말한 안현수이지만, 과거 1순위가 쇼트트랙이고 2순위가 우나리였다면 이제는 1순위가 우나리고, 2순위가 쇼트트랙으로 바뀐 것이다.
안현수의 시련은 전국민이 알 정도로 혹독하고 힘겨웠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포기했을 그 시기 안현수는 결국 그 시련들을 견뎌냈을 뿐 아니라, 다시 일어섰다.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그 뒤에는 절망 속에서도 놓을 수 없었던 쇼트트랙 사랑, 그리고 그런 안현수를 조용히 지지해 주었던 우나리의 사랑이 있었다.
사랑으로 안현수는 추웠던 겨울을 견뎠던 안현수는 인생의 동반자 우나리와 함께 한국에서 따뜻한 봄을 지낸 뒤 다시 러시아로 돌아갔다. 절망마저 기적으로 바꾼 안현수와 우나리의 사랑이 계속되는 한, 안현수의 기적은 계속될 것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