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예고편은 ‘어떤 영화를 볼까’ 망설이는 관객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등 영화와 관객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과거 포스터를 대체할 홍보 수단으로 시작된 예고편은 최근 들어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발전, 변화해 왔다.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예고편을 만들기는 쉬운 일만은 아니다. 키메이커의 예고편팀인 스틱스(STICKS) 박수단 실장은 한 개의 예고편을 만드는 작업이 2시간짜리 영화를 만드는 작업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Q. 예고편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A. “팀워크로 작업을 해요. 영화라는 장르가 젊은 사람부터 나이 많은 사람까지 아울러야 하는 거잖아요. 예고편도 마찬가지에요. 함께 모여앉아서 기획회의를 하고, 리서치를 하면서 좋은 쪽으로 이끌어나가는 거죠. 직접 만들어도 보고요. 많은 피디들이 붙어서 한 작품을 가지고 고민을 많이 해요. 예고편은 특정 사람에게 보여주는 거기 때문에 전체관람가거든요. 개인의 취향도 그만큼 중요한 하나의 의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의견을 고려하고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을 취하려 합니다.”
Q. 예고편이라 하면 엑기스만 꼽아서 만들어야 하는데, 나름의 노하우가 있나?
A. “노하우라…글쎄요. 일단 많이 보는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예고편 같은 경우 그 영화를 새로 만드는 건 아니잖아요. 베스트를 뽑는 거기 때문에 그 영화를 보고 인상이 남는 부분이 거의 비슷해요. 그렇기 때문에 좋은 걸 내세우는 것보다 비호감인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죠. 기획 단계에서 한정되어 있는 시간 동안 얼마나 이 이야기를 잘 응축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관건이죠.”
Q. 예고편을 보고 영화관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부담도 크지 않을까?
A. “음, 처음엔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일을 오래해서 그런지 사실 그런 생각은 별로 안 들어요. 하하. 절대적인 건 있죠. 예고편을 하고 나서 아쉬움이 남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아! 부담이 아니라 책임감은 있어요. 마감이 임박해 오면 밥도 못 먹고 작업을 해요. 스케줄 안에서 데드라인을 맞춰야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까요.”
Q. 좋은 예고편의 조건은 있나?
“좋은 예고편이라, 그 말 자체가 참 이상해요.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에너지가 넘쳤어요. 혼자 밤새 몇 십 개의 예고편을 만들고 그 안에서 제일 좋다고 생각한 예고편이 있는데 사람들은 아무도 ‘좋다’는 평가를 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느낀 건, 좋은 예고편은 없다는 거예요. 영화도 퍼펙트한 게 없듯이 말이죠. 그저 ‘예고편 봤더니 영화가 보고 싶어졌어’라는 평 하나면 만족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예고편은?
A. “전부 다요.(웃음) 제가 만들어낸 건 다 기억에 남아요. 최근의 것이라면 얼마 전에 ‘오늘의 연애’ 작업을 마쳤는데 CJ에서 ‘뒤통수상’을 주더라고요. 예고편을 보고 사람들이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을 줬다고요. 상을 받았으니 기억이 남는 건 당연하겠죠? 하하.”
Q. 예고편의 매력이 뭔가.
A. “확실히 예고편의 매력이 있는 것 같긴 해요. 예고편은 정말 특수한 분야에요. 작업하면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요. 영화한편 만드는 거랑 비슷해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거든요. 본인이 가지고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다 발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까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