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시리즈로 픽사와 디즈니를 위협하고 있는 신흥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의 회장 크리스 멜라단드리가 내한했다. 이는 개봉을 앞둔 ‘미니언즈’ 홍보 겸 자사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한국 관객의 호응에 보답하고 방문한 것이다.
지난 18일 서울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크리스 멜라단드리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고, 그는 “배우 차승원이 ‘미니언즈’에 목소리 연기를 하게 됐다”는 새로운 소식과 함께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과 열정, 일루미네이션만의 특징을 설명했다.
또한 이날 일루미네이션 2016년 기대작 ‘더 시크릿 라이프 오프 펫츠’가 공개됐고, 귀엽고 특색있는 캐릭터의 향연이 기대치를 높였다.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쟈니 익스프레스’의 장편화 프로젝트도 밝히며 “우경민 감독의 영화 ‘쟈니 익스프레스’의 캐릭터는 매우 매력적이고 유머러스하다. 영상미도 세계 최고 수준이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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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이에 앞서 1월21일 개봉한 ‘빅 히어로’ 홍보 차 1월2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빅 히어로’ 내한 기자회견이 열린 바 있다.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돈 홀 감독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초의 한국인 수석 애니메이터 김상진, 다니엘 헤니가 참석했다.
디즈니 애미메이션은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어린이들, 심지어 어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때문에 매번 개봉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올바른 OSMU(원소스멀티유즈) 예, 애니메이션 사상 첫 천만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을 선보인 경력이 있다.
특히 김상진 애니메이터는 ‘빅 히어로’ ‘겨울왕국’ 안나와 엘사 어린 시절, ‘볼트’ ‘라푼젤’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주요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해왔다. 기발하고 친근한 캐릭터의 등장 덕분에 동심 잃은 어른까지 자극하고, 전 세계 애니메이터 지망생들의 롤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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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틸 |
현재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지만, 여전히 편견을 받고 있고 다른 장르에 비해 많은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겨울왕국’ ‘마당을 나온 암탉’ 등으로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만이 본다는 편견을 조금은 깨부수긴 했지만, 아직도 당당하게 애니메이션 상영관을 찾는 성인 관객들은 많지 않다. 개성 만점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권선징악 등이 담겨있지만 영화에 등급을 매기듯, ‘애니메이션=아이들의 것’이라는 색안경이 벗겨지지 않고 있다.
이에 다수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처럼 한국은 애니메이션에 대중적인 시선이 없고 어른들의 관심도도 낮다. 그러나 솔직히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어른들의 관심을 받을 만한 복잡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단계 나아가 초등, 중등 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좀 더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들이 제작되고 있다. 여기서 또 한 번 노하우가 쌓이고 업계는 발전될 것이다. 이런 경험들을 계속 쌓아나간다면 국내의 애니메이션도 어른 관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국내 애니메이션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기도 했다.
정영권 평론가는 “국내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수준은 세계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시나리오이며, 애니메이션 자체가 발전하기 위해선 어린이에게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성인 관객도 재미있게 볼 애니메이션 제작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성인 관객을 위한 애니메이션 개발의 필요성을 밝혔다.
하재근 평론가 역시 성인 관객의 눈에 비친 국내 애니메이션의 상황을 언급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하루아침에 픽사, 디즈니, 스튜디오 지브리 등을 따라잡긴 어렵지만, 애니 메이션 업계의 경쟁력을 위한 조치가 정해진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