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더 이상 막장 가족이 시청률의 보증수표가 되지 못하는 가운데, 가족드라마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다양한 가족상이다.
TV 드라마는 사회의 거울이라고 말한다. 다른 대중문화들 중에서도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가치관, 삶의 방식, 유행, 취향 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1만7664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계청의 201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6.6%는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는 22.5%가 동의했고,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은 56.8%로 2008년의 68.0%보다 크게 줄었다. 부모가 자녀와 동거하는 비율은 2014년 31.4%로 2008년(38.0%)보다 6.6%포인트 하락했고, 배우자나 미혼자녀와 떨어져 사는 가구는 18.7%를 기록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비중은 점점 늘어나면서 15년 뒤인 2030년 서울의 가장 흔한 가족 구조는 1인 가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의 ‘통계로 본 서울 가족구조와 부양변화’ 자료를 보면 현재 서울시내 가족의 33.6%는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져 있었고, 1인 가구가 27%, 부부가 13.5%, 한 부모가 10.5% 등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2000년에 전체의 49.8%를 차지했던 부부와 미혼자녀 가구는 감소 추이를 감안하면 2030년에는 25.4%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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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전적 정의는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을 뜻한다. 과거 가족이란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자녀와 손자, 손녀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루어지는 집단을 뜻하는 단어였으며, 사람이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이루는 공동체였다. 하지만 핵가족화를 넘어선 된 1∼2인 가구의 소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결혼을 통해 새로운 가정이 만들어지고, 다시 그 가정의 2세들이 사회를 이어나가던 가족 시스템이 변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회는 이렇듯 빠르게 변화하지만 정작 지상파 안방극장은 손자, 손녀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루어진 대가족의 형태를 고집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새로운 가족형태의 변화를 가장 탄력적으로 수용하는 방송사는 tvN과 Mnet이다.
지난 2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슈퍼대디 열’의 경우 딸 사랑(이레 분)이를 둔 싱글맘 의사 미래(이유리 분)의 모습을 그리며 한 부모 가족의 모습을 그렸으며,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의 경우 1인 가족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Mnet ‘더러버’는 빠른 추세로 늘어나고 있는 동거가족의 일상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은 “현재 한국드라마들은 점점 늘어나는 채널과 계속되는 치열한 시청률 경쟁 속에서 자극을 강조한다는 문제에 직면했다. 요즘 같은 시청률 경쟁 속 ‘전원일기’나 ‘산 너머 남촌에는’ 같은 드라마가 생존하기 어렵다. ‘산 너머 남촌에는’의 경우 농촌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외국인 며느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녹여냈던 드라마였지만, 시청률은 그리 높지 못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현재의 한국드라마들은 시청률 원리에 따라 비슷한 형태의 드라마 속 천편일률 적인 가족의 형태만을 보여주고 있고, 결국은 드라마 시장의 다양성 부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회는 가족의 형태가 변화되는 시점에 와 있다. 물론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이니 앞으로의 작품들은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보다는 변해가는 사회 속 인간 대 인간의 모습을 그려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현 드라마들이 지향해야 할 점이 있다면 조금 더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