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국내 밴드들의 해외 진출은 누구보다 반가운 일이다. 댄스 음악 위주의 아이돌 음악만이 케이팝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밴드들에게 해외 진출은 아직도 어렵고 험난한 길이다.
일단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 참가해 이름을 알리고 활동을 시작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해도 해외에서 앨범을 내고 투어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는 벽은 높다. 그나마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잠비나이 정도만이 꾸준히 해외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돈’이었다.
2004년 해외 진출을 시도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음에도 현재는 국내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스트릿건즈의 타이거는 “국내에선 이런 장르가 없다 보니 오히려 일본,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특이해 보였는지 팬도 생겼고 단독 공연 기회도 있었다. 근데 호평과 찬사는 있었지만 반향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 국내 밴드들이 진출을 하려면 한 두 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주 가야한다.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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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콘진 제공 |
에디는 “해외 진출을 하려면 그 국가에서 정착해서 살면서 해야 한다. 홍대에서도 공연을 자주 해야지만 밴드 이름일 알려지는데 외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머물면서 일년에 한 두 번 투어를 돈다는 것은 절대 안된다. 페이를 많이 준다면 모를까 자비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게 힘들다. 이민갈 생각도 해봤지만 그만큼의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부담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내보단 아예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러브엑스테레오 토비는 “변명이겠지만 국내에서 음악을 하며서 미래를 찾기 힘든 분위기다. 소녀팬이 많거나 대형 레이블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든 구조다. 그 현실에 맞출 이유를 못 느꼈고 투어 경험으로 비즈미국 투어를 하면서 느낀 건 한국 밴드들이 정말 잘 한다. 근데 곡이 진짜 좋아야 한다는 걸 느낀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을 하고 있는 솔루션스의 소속사 해피로봇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대한 지원이 있냐는 질문에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매년 지원 사업을 공고하고 수많은 팀이 지원하고 그 중에 몇 팀이 사업에 채택되면 지원을 받기도 한다. 액수는 팀별로 차이가 크며, 보통 숙박비와 비행기값 일부를 지원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없는 경우는 회사에서 충당한다. 개인이 사용하는 돈 일부를 제외하고는 비행기값, 숙박비, 체류비(식비 등)는 회사에서 지원한다. 소속사가 없는 팀의 경우는 아티스트들의 자비로 해결한다. 그러나 해외쪽에서 먼저 오퍼가 오는 경우는 그쪽에서 어느 정도 경비를 지원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보통 해외 페스티벌에서 먼저 초청하는 경우에는, 그쪽에서 개런티 외에도 숙박비, 비행기값, 소정의 용돈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지만 모두에게 해당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꾸준히 활동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아이돌의 경우는 월드 투어를 하게 되면 수익이 생기지만 밴드의 경우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해당 관계자는 “해외 진출이라고 해도 영미권, 아시아 등 시장 특성이 다르고 관객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먼저 선행된 후, 진출하려는 지역에 맞게 전략을 짜야한다. 해외 진출이 힘들고 어렵지만 점차 늘고 있는 추세는 분명한데 이것은 이전에 힘들지만 진출을 강행했던 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남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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