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인터뷰는 다른 논란을 만드려는 의도가 절대 아닙니다.”
13년 만에 심경고백을 한다고 일방적인 발표를 했던 유승준이 두 번째 심경 고백에서 한 말이다. 자식에게 떳떳한 아버지로 남고 싶다던 그는 병역 기피 의혹 및 세금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스태프의 욕설 섞인 대화가 고스란히 노출된 방송사고는 눈물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했다. 조금이나마 그의 진심을 헤아리려 했던 이들마저 마음을 움직이려다 말았다. 거기다 몇몇 연예인들의 SNS 옹호글과 신인 가수의 노이즈 마케팅까지. 의도치 않았던 논란들이 다시 확산되는 분위기다. 연예계는 유승준을 향한 분노 여론을 활용한 신종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 사진=제이윤(위), 비프리(아래) SNS |
지난 28일 엠씨더맥스 제이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외국인을 입국시켜주지 않는 고집스러운 한국이나, 우리는 또 다를 것이 무엇일까. 기사도 웃기고 댓글도 웃기고, 나라도 웃길 뿐. 입국금지를 이렇게 기사화해야 할 만큼 감추고 싶은 추잡한 여기는 대체 무엇인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글에 직접적으로 유승준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정황상으로 볼 때 유승준과 관련된 것으로 네티즌들은 추측했다. 그러나 곧 좋지 않은 반응이 쏟아지자 제이윤은 “부족한 표현력으로 여러분들께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을 했습니다”며 사과글을 올렸다. 소신인가 했는데, 그냥 노이즈 마케팅에 가까웠다.
래퍼 비프리 또한 같은 날 “유승준 컴백홈, 국방부 찌질하게 굴지 좀 마라. 군대 안가도 되면 갈 사람 아무도 없다. 안간 사람들은 제대하고 대화합시다”면서 “군대처럼 X같고 시간 아까운 거 없습니다. 다들 죄를 지었다 하는데 유승준이 당신에게 피해준 거 없습니다. #희생양 #마녀사냥”이라는 글을 올렸다 거센 질타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가시적으론 유승준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작 유승준에겐 오히려 독이 됐다. 도리어 “이해가 안 된다” “유승준이 확실히 잘못한 일인데 왜 옹호하냐” “이런 글이 더 기분 나쁘다” 등의 비난 여론만 부추기게 됐다.
그래도 수확은 있었다. 대중들에겐 생소하던 그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를 소란스럽게 장식한 것.
신비주의 가수 Y군은 유승준 논란으로 덕을 본 경우다. 지난 21일 소리바다를 통해 ‘미쳤나봐’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한 Y군은 유승준 심경고백으로 온라인이 시끄러운 타이밍에 등장했다. 예상대로 ‘혹시 유승준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미쳤나봐’ 티저 속 Y군은 유승준과 매우 닮았다. 거기다 유승준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한국 입국 의사를 밝힌 시점이기에 시기상으로도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심지어 Y라는 이니셜도 같았다. 의혹을 살 만하다.
유승준 측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황당하다는 반응만 보였다. 유승준 측이 크게 반응해준다면 더 없이 고마운 일이었을 것이다.
Y군의 소속사 측은 “이번 음원 공개 후에도 방송활동 계획이 전혀 없으며, 얼굴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Y군은 유승준을 활용한 홍보가 됐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2002년 한국을 떠나야 했던 유승준. 13년 만에 한국
인터넷 방송을 통한 두 번의 심경고백도 결국 잡음 생성기로 변모해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다. 한국을 향한 유승준의 호소와 통곡, 이런 잡음들마저 노이즈 마케팅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형국이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