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지난달 30일 개봉한 ‘위험한 상견례2’는 사실 주연 배우들보다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겨냥했다. 연기파 배우 신정근, 김응수, 전수경은 물론이고 주인공인 진세연의 언니이지 강력계 형사 김도연은 새로운 여자 신스틸러의 발견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힘을 보였다.
김도연은 ‘위험한 상견례’에서 의리로 똘똘 뭉친 이시영의 친구로 등장한 것에 이어 이번 편에서 경찰가족의 둘째 언니로 등장해 아빠인 김응수와 함께 결혼 방해작전의 선봉에 서 행동대장을 맡아 열연을 펼침은 물론, 맛깔 나는 사투리로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 |
↑ 사진=김승진 기자 |
Q. ‘위험한 상견례1’에 이어 ‘위험한 상견례2’에서도 연기를 펼쳤다. 감독이 계속해서 찾아주는 이유는 뭘까.
A. “감독님과 인연이 있어요. 첫 작품인 ‘동상이몽’을 통해서 저를 처음 접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기와 나’라는 작품으로 미팅을 했어요. 그 작품도 한 신정도 나오는 역할이었어요. 사실 제가 좀 열심히 하거든요.(웃음) 그걸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Q. ‘위험한 상견례2’에서는 사투리 때문에 더 주목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영화 속에서 혼자 사투리를 쓰다 보니 튀어 보였을 수도 있고.
A. “맞아요. 사투리가 한몫했죠.(웃음) ‘왜 굳이 사투리를 썼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어요. 오버스럽다는 사람도 있었고,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호불호가 갈리더라고요.
Q. 주로 단역으로 영화에 많이 참여한 것 같다. 비중에 대한 욕심이 생길 법도 한데.
A. “있었죠. 사실은 그런 거 때문에 터닝포인트를 갖게 됐어요. 한 신만 하다 보면 여기에 머무를 것 같고, 쉬면서 레벨업을 하려고 하다가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더라고요. 매니지먼트도 있었는데 없어지면서 상처도 있었고요. 지난해 12월 달에 내려가려고 생각하다가 ‘한 번 칼을 뽑았으니 끝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직접 프로필을 돌리고 다녔죠. 그런데 제가 움직이니까 일이 생기더라고요.”
Q. ‘위험한 상견례2’에서 주연보다 더 주목받는 조연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다.
A. “사실은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욕심은 없어요. 오달수 선배가 그런 말씀을 했잖아요. ‘오달수는 믿고 보는 배우’라고요. 꾸준히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명품 조연 같은 것도 필요 없어요. 그저 꾸준하게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 |
↑ 사진=김승진 기자 |
Q. 최근 관계자들에게 ‘제2의 라미란’이라는 이야기를 많은 들었다고.
A. “많이 들었어요.(웃음) 사실 생각도 못해본 말이었어요. 대학로에서 공연할 때도 봤는데 에너지가 정말 세더라고요. 근데 정말 좋았죠. 말로 할 거 있나요. 하하.”
Q. 그렇다면 실제로 존경해왔던 배우, 혹은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
A. “라미란 선배도 물론 존경하지만 예전부터 김지영 선생님을 닮고 싶었어요. 팔도 사투리를 다 쓰더라고요. 그런 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선생님에게서 다양한 모습이 보이는데 그 모습을 닮고 싶어요. 단, 튀고 싶지는 않아요. 어떤 캐릭터 하나가 있으면 무던하게 인물이 보였으면 하는 거죠. 그런 느낌의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차기 신스틸러로 지목되는 만큼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꼽자면?
A. “첫 작품 ‘동상이몽’이요. 극중 촬영 감독인 남자를 좋아하는 역할이에요. 근데 이 감독은 다른 여자를 좋아하죠. 이후에 제가 ‘한약 먹고 찐 살인데 뺄 수 있어요’라는 대사를 치면서 음식을 마구 흡입하고, 그와 동시에 눈물을 쏟아내죠. 이 장면으로 인해서 관계자들이 저를 찾아주셨거든요.(웃음) 그 신은 정말 진심으로 연기했던 것 같아요.”
Q. 자신이 생각하는 신스틸러의 의미는 무엇일까.
A. “신을 살리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상황을 즐겨서 상황으로부터 돋보이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주어진 상황에 맞는 연기를 하는 거죠. 사실 저도 이런 연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센 캐릭터’일 거라고 오해를 하시는데, 지금 인터뷰 하면서 느끼셨을 거예요. 그렇죠? 하하. 옛날에는 연기 할 때 ‘내 신을 잘 살려야지’ ‘잡아먹어야지’ 했어요. 근데 30대가 되면서 느낀 건 ‘내가 왜 튀어’더라고요. 사실 그건 민폐였어요. 어떻게든 스무스하게 흘러가되 집중적으로 살려서 영화 전체에 민폐가 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