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차이나타운’ 김혜수와 김고은으로 시작해 ‘무뢰한’ 전도연, ‘은밀한 유혹’ 임수정을 거쳐 엄지원, 박보영, 박소담이 스크린 속 여배우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덩달아 여배우 열풍의 바통까지 이어받았다.
엄지원과 박보영, 박소담은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에 출연했다. 영화는 1938년 경성의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을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이다. 특히 여배우만의 전유물이었던 로맨스와 호러를 떠나 스릴러, 액션,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의 시도가 예비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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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인정받고 싶었다”는 극중 엄지원의 대사처럼. 완벽하게 교장 역을 입은 그의 변신에 모두가 다시 한 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것이다. 물론 김혜수처럼 카리스마를 풍기거나, 김고은처럼 수준급 액션을 선보이지 않는다. 임수정처럼 액션과 극과 극 분노 등을 동시에 표출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평범함과 친절함 뒤에 숨겨 놓은 칼로 상대를 공격할 듯 말 듯 애태우며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 스펙트럼을 맘껏 자랑한다.
박보영 역시 엄지원 못지않은 반전으로 신선함을 안긴다. “왜…그래”라며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초반에 비해 후반부에 갈수록 180도 달라지는 감정연기로 모두를 ‘그대로 얼음’하게 만든다. 이에 그는 “감정적으로 우는 장면과 표현해야 되는 게 많아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이를 위해 도전한 것이었고, 연기를 하면서 많이 부족하구나 깨달았다. 체력적으로 많이 준비하고 촬영을 위해 매우 노력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짧게 지나간 것 같아 당시의 추억도 떠오르며 고생했던 기억이 생각나더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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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연기파 엄지원, 박보영과 호흡한 신예 박소담은 엄청난 존재감으로 순조로운 스크린 신고식을 예고 중이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기에 자칫 박소담이 묻히진 않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았지만, 오히려 더 빛나며 앞으로가 궁금하게 만든다. 생각보다 꽤 비중있는 역할로 극을 이끌어가며, 엄지원과 박보영이 미처 잡지 못한 관객 마음까지 챙기고 있다.
‘경성학교’는 피가 난무하는 액션과 호러도 아니고, 속고 속이는 범죄, 스릴러도 아니다. 귀신도 나오지 않으니 공포도 아니다. 세 명의 개성파 여배우들이 섬세함을 무기삼아 제대로 뭉친 건 분명하며, 여배우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강조해준다. 게다가 이들의 연기까지 완벽하니 ‘금상첨화’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