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촬영 현장에 가면 내가 그곳에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정말 좋다"
개성 넘치면서도 신비로운 얼굴이 보는 순간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별다른 대사를 내뱉지 않아도 등장만으로 임팩트 강하며, 눈빛과 분위기로 모든 걸 대신해 궁금증까지 높인다. 이는 배우 김새벽의 강점이자 다른 여배우들이 쉽게 가지지 못한 무기이다.
김새벽은 이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며 충무로 샛별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실물도 예쁘지만, 스크린에서 그 누구보다 빛나며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품어내고 있다. 게다가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좀 더 대중성을 쌓는 중이며 관객과의 거리까지 좁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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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미정과 혜정으로, 1인2역이다. 한 작품에서 김새벽의 극과 극 모습을 만날 수 있고 데뷔 이래 첫 로맨스에 도전장까지 내밀어 관객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이 반가움을 배가 시키듯, 그는 날로 성장하는 연기와 섬세한 눈빛 연기 등으로 관객을 만족시킨다.
Q1. 데뷔 이래 첫 로맨스 연기를 선보여 매우 신선하다. 소감이 어떤가.
A : 내가 매번 우울하고 사연 있는 역할을 맡았기에 나 스스로도 그 쪽으로만 몰아갔더라. 그런데 장건재 감독님이 내게 ‘새벽 씨가 가진 모습 말고 다른 걸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정말 고마웠다. 나를 위해 소품으로 선글라스까지 손수 준비했더라. 이런 모습 자체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아마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통해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나 스스로 판단했었던 내 이미지를 깨부수는 계기였다. 이런 것 자체가 매우 감사하고 앞으로도 기대가 되더라. (웃음) 내가 ‘한여름의 판타지아’처럼 로맨스이자 밝은 영화에 참여할 것을 생각해오지 못했는데 정말 감사하고 즐거운 촬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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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틸 |
A. 2년이 지난 후 보니까 더 좋더라.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렸으니까. 다행히 영화를 본 지인과 관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 좋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내가 잊은 인생의 일기이다.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좋았다’는 평가를 들을 때마다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생겨 더 많은 관객들이 관람했으면 좋겠더라. (웃음)
Q3.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크게 두 개의 이야기 전개로 나눌 수 있다. 때문에 한 작품 속 각기 다른 이야기가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2부는 시나리오 없이 줄거리만 있었고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A. 2부는 줄거리만 있었기에 어떤 영화일지, 어떤 부분이 담길지 찍으면서도 궁금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서도 촬영할 때랑, 시나리오랑, 완성본의 느낌이 다르더라. 촬영 당시의 추억이 생각났고, 보는 관객 역시 자신의 추억과 섞여서 보는 것 같았다. 일기장이나 사진 앨범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Q4. 장건재 감독과 선배 임형국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것 같은데, 배우이자 후배 입장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가.
A. 감독님, 선배와 함께 촬영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선배의 미묘한 포인트에 따라 로맨스가 아니었음에도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더라. 디테일하게 연기한다는 게 대단한 게 아니라 사소한 것부터 변화시키는 거더라. 이런 것도 있구나를 느끼면서 촬영했다. 또한 감독님이 정말 인간적이다. 한 팀이자 너는 내 소중한 배우라는 생각이 강하신 분이더라. 덕분에 많은 걸 배우면서 정말 편하게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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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A. 촬영 현장에서 보람을 느끼지만 동시에 무서운 마음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 가면 정말 좋고, 사람에게서 오는 좋은 기운이 있다. 그래서 연기를 하는 것이다. (웃음) 촬영 현장에 가면 내가 여기에 있네, 정말 좋다를 느낀다. 현장에 서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 지금은 내가 왜 연기자로서 현장에 있는지를 찾는 과정이다. 이는 마치 자전거를 못 타고 죽었으면 자전거 탈 때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냥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무언가가 있다.
연기는 정말 매력적이다. 너무 어려워서 사람을 미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또한 현장에는 나만 있는 게 아니기에 소속감도 느끼게 하며, 이게 내게 큰 힘이자 밝은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웃음)
Q6. 1인2역으로 열연한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매력은, 관객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A. 영화가 느리기도 하지만 내게는 좋은 속도이다. 분명 나와 속도가 맞는 분들이 많은 것이고 이들이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편안하고 여백이 많은 작품이다. 강요하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관람하게 하며 여운을 안기는 것 같다. 난 정말 편하게 봤다. 지친 사람들이 영화를 본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1시간30분을 보낼 것 같다. (웃음)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