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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금토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가 20일 종영한다. 야근은 일상, 밤샘은 옵션, 눈치와 체력으로 무장한 KBS 예능국 고스펙 허당들의 순도100% 리얼 예능드라마 ‘프로듀사’ 속 주인공 4인방은 명불허전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차태현, 당신은 드라마 속 리얼리티 끝판왕
‘1박2일’ 멤버 차태현이 ‘1박2일’ PD가 됐다?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멤버로 출연 중인 차태현은 ‘프로듀사’ 속 ‘1박2일’ 메인 연출자인 라준모 PD로 분해 매 회 리얼한 모습을 선보였다.
라PD로서는 누구에게도 끌려다니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인간 라준모로서는 은근한 매력으로 탁예진(공효진)을 휘어잡았다. 동거 아닌(?) 동거 중인 예진을 살뜰히 챙겨주는 모습에서는 밀당의 고수다운 면모를 드러냈고, 백승찬(김수현)이 점차 예진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서서히 움직임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차태현은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매력으로 라준모를 멋스럽게 표현했다. 연기지만 흡사 실제 같은 모습으로, 나름 전문직 드라마 ‘프로듀사’의 리얼리티를 살렸다. 특히 ‘1박2일’과 ‘프로듀사’의 변주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큰 몫을 했다.
★공효진, 쌈닭도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다니
공효진은 극중 KBS 예능국 8년차 베테랑 PD 탁예진 역을 맡았다. 군소 기획사에게는 ‘甲’이 되지만 톱가수 앞에선 사실상 ‘乙’이 되는 음악방송 연출자이다 보니 초반에는 특유의 ‘공블리’의 매력보다는 까칠한 ‘싸움닭’ 같은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하지만 극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탁예진의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라준모(차태현)를 짝사랑하는 모습에선 영락없이 ‘여자여자한’ 모습. 자신을 짝사랑하는 백승찬(김수현)의 마음을 몰라주는 단계에선 그야말로 ‘곰블리’다. 신디(아이유)와 으르렁거리며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그 뒤에 숨은 인간적인 정을 감추지 못하는, 그야말로 ‘볼매(볼수록 매력적)’의 정석을 보여줬다. 공효진의 이러한 탁예진의 감정 변화를 매끄럽게 표현하며 내공을 입증했다.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2003)를 시작으로 ‘건빵선생과 별사탕’(2005), ‘고맙습니다’(2007), ‘파스타’(2008), ‘최고의 사랑’(2010), ‘주군의 태양’(2012). ‘괜찮아 사랑이야’(2014)까지 이어져 온 불패 신화는 ‘프로듀사’까지 완벽하게 이어졌다.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상대 불문이다. 어떤 작품 속 어떤 캐릭터, 어떤 배우와 만나도 공효진은 최강의 시너지를 냈다. ‘프로듀사’에서도 라준모와는 사랑과 우정 사이를 넘나드는 묘한 케미를 보여줬으며, 백승찬과는 연상연하의 달달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수현, 사실상 ‘러브라인’ 최대 수혜자
‘역시 김수현’이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 식상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우려가 적지 않았던 ‘어리바리’ 백승찬 캐릭터마저 완벽히 제 것으로 만드는 걸 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동시에 김수현이 ‘프로듀사’ 러브라인의 최대 수혜자라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리얼리티를 표방한 드라마임에도 정작 방송국과 PD들에 관한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었다. 대신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캐릭터들 간의 러브라인이 드라마의 주를 이뤘다. 덕분에 단순히 어수룩한 사회 초년생 캐릭터였던 백승찬이 다정하고도 박력 있는 남자로서의 매력을 뽐낼 수 있게 됐다. 신디(아이유)에게는 오빠 같은 다정함으로, 탁예진(공효진)에게는 연하남의 정석 같은 모습으로 다가서면서 여심을 사로잡았다. PD라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우월한 외모도 백승찬의 케미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됐다.
물론 김수현의 이같은 활약에는 뛰어난 배역 소화력과 안정적인 연기력도 뒷받침되어 있다. 전작 ‘별에서 온 그대’ 도민준을 단번에 잊게 할 만큼, 백승찬은 김수현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더라도 걱정 없을 거라는 확신을 심어주게 된 계기가 됐다.
★연기력 논란은 이제 그만, 신디의 옷을 입은 아이유
연기력 논란을 빚었던 그 아이유는 어디로 갔을까. ‘프로듀사’가 최종회를 앞둔 지금, 톱스타 신디와 그를 연기하는 아이유에 대한 여론은 완전히 바뀌었다. 신디는 극중 가장 어린 나이지만, 가장 확실한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아이유는 그런 신디의 여러 이야기와 감정선을 누구보다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까칠하고 도도한 톱스타의 모습은 물론, 그 뒤에 숨겨진 여린 마음과 서툰 진심까지. 단순 연기력에 대한 평가를 떠나 캐릭터 자체의 다채로운 모습과 매력을 완벽히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여기에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등 출연진들과의 케미에도 힘을 실으며 남다
아이유의 연기는 아직 완성형도 아니고, 매우 특출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연기 내공이 만만치 않은 세 배우들 틈에서, 신디를 무리 없이 잘 소화해냈다는 점만으로도 크게 평가될만한 부분이다. 이 정도라면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기대감도 걸어볼 만하지 않을까.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