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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동생'다운 순수하고 앳된 미소는 여전한데 어느새 스물여섯이란다. 모처럼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배우 박보영(25)이다.
박보영은 내달 3일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으로 컴백한다. TV 드라마는 '최강칠우'(2008) 이후 7년 만이다.
'과속스캔들' '늑대소년' 등 다수의 작품으로 스크린에서 승승장구해 온 만큼, 말 그대로 차세대 여신의 귀환인 셈이다.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애교 볼살은 어느새 쏙 빠졌고 완연한 숙녀 티가 폴폴 난다.
'오 나의 귀신님'은 음탕한 처녀 귀신에게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가 펼치는 좌충우돌 빙의 로맨스를 그린다.
박보영이 맡은 극중 나봉선은 내성적이고 소심한 인물이지만 35살 먹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 해보고 죽은 게 하도 억울해 구천을 떠도는 처녀귀신에 빙의되면서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한다. 덕분에 '퓨어(pure)'의 결정체인 박보영은 제대로 된 변신을 보여주게 됐다. 변신 키워드는 바로 '음.탕'.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꽤나 파격이다.
박보영의 변신을 지켜보는 시청자도 놀라겠지만 배우로서도 상당한 도전이다. 그는 "드라마를 하며 처음 겪어보는 게 정말 많다.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음탕한 연기인데,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NG도 냈지만 많은 분들이 다독여주시고 하다 보니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되더라. 지금은 다 내려놓고 하고 있고 음탕에도 적응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스신 한 번 안 해 본 그녀는 '오 나의 귀신님'에서 키스신에도 도전한다. 첫 키스신 소감에 대해 "괜찮았습니다"며 배시시 웃지만 "많이 긴장했고, 힘겨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오죽하면 키스신 후 상대역인 조정석과 하이파이브를 했을까.
아무래도 박보영에게 음탕은 무리수일까? 아직 '오 나의 귀신님'이 뚜껑을 열기 전이지만, 박보영의 음탕 연기라고 걱정할 건 없다. 이 역시 박보영이기 때문이다.
"내 안의 음탕함을 많이 끄집어 내어 표출하고 있다"며 교과서적인 답변을 하는 그녀지만, 현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마저 놀라게 할 정도다.
극중 나봉선에 빙의되는 처녀귀신 역을 맡은 김슬기는 "나는 음탕한 생각과 늘 가까이 있지만 사실 (박)보영언니가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최대치 이상으로 잘 하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파트너 조정석 역시 박보영에 대해 "너무나 순수하다"며 놀라워했다. 음탕과 거리가 멀다는 의미뿐 아니라, 연기에 있어서의 순수함을 표한 것. 그는 "실제와 다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음탕 귀신이 빙의 된 나봉선이 자연스럽지, 빙의 안 된 나봉선이 어색할 정도"라며 박보영의 연기에 혀를 내둘렀다.
음탕한 캐릭터로의 변신뿐 아니라 극중 캐릭터가 제 나이를 찾아가는 것 또한 나름의 즐거움이다. 수없이 많은 교복을 입어왔지만 '오 나의 귀신님'에서만큼은 20대 후반 평범녀로 나선다.
박보영은 "아무래도 어린 역할을 맡다 보면 출연 배우들이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비슷하게 보여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부담감 없고, 내가 생각하는 표현하고자 하는 걸 그대로 해도 되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박보영은 특유의 밝고 맑은 에너지를 최대치로 발산한다. "개인적으로 밝은 모습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작품에서만큼 극대화 시켜본 것은 처음"이라 할 정도니 이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룬 박보영의 변주만으로도 '오 나의 귀신님'은 특별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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