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드라마 ‘맨도롱 또똣’이 종영을 한 가운데 로맨틱 코미디의 강자였던 작가 홍자매가 힘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맨도롱 또똣’에서는 백건우(유연석 분)와 이정주(강소라 분)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주변 인물들도 각자의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건우는 이정주와 연인이 됐고, 돌고 돌아 연인이 된 만큼 더욱 애틋하게 서로를 대했다. 이정주가 카페로 지으려던 곳에 신혼집을 만들면서 결혼도 약속했다. 백건우는 자신의 아버지에 관한 일도 이정주에 털어놓으며 그에 기댔고, 이정주는 마음의 상처가 있는 백건우의 곁을 지키며 서로 의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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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맨도롱또똣 방송 캡처 |
김해실(김희정 분)도 전 남편의 죽음에 지금 사랑하고 있는 송정근(이성재 분)의 가족, 즉 백건우의 아버지 진태용(최재성 분)과 백세영(이휘향 분)이 관련됐다는 것을 알고 고민에 휩싸였다. 하지만 송정근의 진심과 지극정성의 사랑 공세에 결국 송정근의 곁에 남기로 했고, 이들은 일본으로 떠나며 앞으로도 함께 하기로 했다.
황욱(김성오 분)은 저돌적으로 자신에게 돌진하는 차희라(옥지영 분)를 만나 티격태격하지만 ‘썸’의 기운을 물씬 내비쳤고, 목지원(서이안 분)은 영석그룹 후계자 손준희(손호준 분)와 결혼을 했다. 백건우의 아버지 진태용은 떠나기 전 ‘맨도롱 또똣’을 찾아 이정주가 차린 식사를 했고, 먼발치서 진태용의 모습을 본 백건우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모든 오해는 풀리고 각자 행복의 길을 찾으면서 ‘맨도롱 또똣’은 해피엔딩을 맞았다.
‘맨도롱 또똣’의 주인공들은 행복해졌지만 이를 본 시청자들은 ‘아쉬운 해피엔딩’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돌이 표’의 향연이었던 15회차를 겨우 따라왔는데 16회에서 모든 것을 풀어내며 급히 결말을 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16회 한 회만 봐도 모든 것을 알 수 있겠더라”는 허탈한 한 시청자의 의견이 공감을 받은 것은 그동안의 전개가 지나치게 지지부진했고, 그 모든 결말을 한 회에 몰아넣는 것은 무리수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더욱 ‘맨도롱 또똣’에 대한 시청자들의 실망감이 큰 이유는 바로 ‘맨도롱 또똣’의 작가가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이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로 불리던 홍자매. 작정하고 ‘기분좋게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이겠다던 그들의 다부진 각오는 ‘맨도롱 또똣’의 뱅뱅 돌기만 했던 15개의 회차와 모든 결말을 급하게 풀어냈던 마지막 회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홍자매는 그동안 드라마 ‘쾌걸춘향’(2005) ‘마이걸’(2006) ‘환상의 커플’(2006) ‘쾌도 홍길동’(2008) ‘최고의 사랑’(2011) ‘주군의 태양’(2013)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썼다. ‘쾌걸춘향’과 ‘환상의 커플’에서는 홍자매 트레이드 마크인 발랄한 필체를, ‘쾌도 홍길동’에서는 과감한 전개를, ‘최고의 사랑’과 ‘주군의 태양’에서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선보이며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로 명성을 쌓아갔다.
하지만 백전백승이었던 홍자매의 기세는 어딘지 점점 꺾여가는 분위기다. 일단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가 생각보다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물론 당시 국민 드라마로 불렸던 ‘제빵왕 김탁구’와 대진표가 붙어 힘을 못 쓴 기색이 있었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가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홍자매의 가장 아픈 손가락은 역시 ‘빅’(2012)이였다. 느린 전개,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황당한 우연들의 반복 등에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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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MBC |
이런 전적 때문에 “홍자매의 흥행공식은 ‘퐁당퐁당’”이라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한 작품이 잘 되면, 다음 작품은 안 된다는 징크스다. 이번 ‘맨도롱 또똣’이 시작하기 전, 히트를 쳤던 ‘주군의 태양’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설마 그 징크스가 발현되는 것은 아니냐”고 걱정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징크스는 딱 들어맞았다. 이번에도 도돌이표의 무한 반복인 스토리와 이상한 우연들이 반복된 스토리가 문제로 떠올랐다.
시청자들은 이런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홍자매는 팬층이 매우 두터운 작가인데, 그만큼 ‘홍자매’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 팬들마저도 이번만큼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아직도 ‘최고의 사랑’ 독고진 캐릭터가 전무후무한 남자 주인공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홍자매의 팬임을 밝히면서도 “이번 작품은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에 매 회마다 도돌이표를 점찍는 기분이었다. 했던 얘기 또 하고, 납득할 수 없는 우연들과 오해들로 점철된 드라마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청자들의 원성을 살 만큼 ‘맨도롱 또똣’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던 주인공 백건우와 이정주 캐릭터를 그저 답답하게만 그려냈다. 서로에 대한 오해로 계속 엇갈렸던 주인공들의 속마음에 시청자들은 “도대체 저 상황에서 왜 오해를 하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도통 공감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15회 끝에서 겨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탓에 두 주인공의 케미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로맨틱 코미디라면서 로맨틱은 10분의 1도 안 됐던 드라마였다.
매력을 살리지 못한 캐릭터들과 지지부진한 전개, 강약을 조절하지 못한 스토리만이 남은 ‘맨도롱 또똣’. 다음 작품에서는 이 위기를 털고 홍자매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