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KBS2 예능프로그램 ‘청춘FC’가 베일을 벗으며 시청자들을 찾았다. 프로그램이 보여준 것은 축구선수들만의 꿈이 아니었다. 모든 20대 청춘의 희로애락과 닮아있었다.
11일 오후 첫 방송된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하 ‘청춘FC’)은 절망의 끝자락에 선 축구 청춘들의 희망찬 도전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안정환을 필두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을용, 최진철, 이운재가 출연해 축구 꿈나무들과 호흡했다.
이날 방송은 1차 참가자를 뽑는 과정이 그려졌다. 참가신청서에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사연과 축구에 꿈이 담겼다. 안정환은 예상보다 많은 신청서를 보고 난감해하며 이을용을 소환했고 한 장씩 확인하며 선수들을 골랐다.
이후 이을용, 최진철, 이운재, 안정환은 선수들을 불러 이틀에 걸친 심사를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미니 축구장에서 30분 안에 모든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심사위원들은 이틀동안 하루에 12경기를 관람하며 파김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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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청춘FC 캡처 |
2002년 리프팅으로 2020Km를 완주한 유태풍 선수의 이야기도 그려졌다. 현재 유소년 축구교실의 강사인 유태풍은 “프로그램에 임할 생각을 하니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고 말했지만 막상 안정환을 보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안정환은 유태풍을 만난 후 “밝고 축구를 하고 싶다는 열의까지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윙 포워드 이제석 선수는 특이한 이유로 축구를 시작했다. 부모를 여의고 굶주렸던 그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축구를 하게 됐고 2010년에는 고등부 우승 최우수 득점상까지 받았다. 그의 대학교 선수 생활 때 부상으로 휴식하던 중 제적처리가 돼서 축구의 꿈을 접었던 사연도 공개했다.
여자인 심연희의 둥장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왜 꼭 축구를 해야 하냐고 주변 사람들이 물어본다. 외롭고 서럽다”며 “대학시절 한 번도 경기에 출전해본 적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 안정환은 심연희의 활약을 보고 따로 불러 박수를 치며 “나보다 도전정신이 있다.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운동장에 심연희 선수 목소리만 들렸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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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청춘FC 캡처 |
이승엽 선수는 심사위원의 눈에 띄었지만 부상으로 탈락했고 K3리그에서 뛰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임근영 선수, 안전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김용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개그콘서트-도찐개찐’으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김병선은 안정환의 “개콘이 더 잘 어울린다”는 말과 함께 축구선수로서의 일탈을 끝냈다.
1일차 심사에서 34명, 2일차에는 12명, 총 46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선발된 선수들은 봉투 속 합격장을 보고 눈물을 흘리거나 웃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청춘 FC’는 축구 꿈나무들의 좌절과 도전을 고스란히 담아내 단순한 축구로서의 재미가 아닌 ‘꿈과 도전’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반가운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의 출연과 그들의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도 잡아냈다. 여기에 선수들을 소개할 때 만화로 표현하는 연출은 눈을 즐겁게 했다.
한편, ‘청춘 FC’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25분 방송된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