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좋은(?) 드라마가 탄생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 배우와 스태프 간의 호흡, 촬영장 분위기 등 많은 부분에서 손발이 맞아야 한다.
찰진 박수 소리를 내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한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쪽박을 차는 처참한 결과로 씁쓸하게 퇴장하는 작품이 종종 등장한다. 일명 ‘쪽박드라마’는 황당하고 지루한 스토리, 탄탄하지 못한 연출력으로 시청자에게 외면 받아 저조한 성적을 나타내 실패의 씁쓸함을 맛본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속하는 호흡과 현장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대박드라마’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게 현장 분위기인 만큼 상황에 따른 분위기가 작품에 녹아 드러난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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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DB |
한 드라마의 경우 제작진의 갑질로 인해 배우와 배우 스태프들이 골머리를 앓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본과 연출이 탄탄했고, 빡빡한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서로 힘을 주며 으샤으샤했던 좋은 분위기 탓에 마지막까지 ‘대박드라마’로 남게 됐다. 해당 작품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감독, 작가의 갑질이 장난 아니었다. 작품에 관련된 모든 기사 체크는 물론 사소한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골치 아팠다. 다행인 건 현장 분위기는 좋아서 마무리까지 잘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나마 작품에 완성도가 높으면 ‘대박’까진 아니더라도 ‘쪽박’으로 향하는 길은 면할 수 있다. 하지만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는데 배우의 합마저 안 맞고 촬영장 분위기까지 최악이라면 당연 ‘쪽박’을 차는 지름길로 가게 된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카메라 안에 그대로 묻어난다는 점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한 방송관계자는 “A드라마의 촬영장 분위기가 안 좋다는 건 이미 소문 날대로 난 상태다. 배우들은 배우대로 아티스트부심을 부리고 있고, PD는 PD대로 고집을 부리거나 술을 먹고 현장에 나타나 분위기를 망친다. 화제도 떨어졌는데 촬영 현장까지 이러니 그야말로 최악인 상태”라며 혀를 내둘렀다.
물론 현장 분위기와 배우, 스태프간의 호흡만이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분위기에 좋은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어도 이를 따라와 주지 못하는 허술한(?) 대본이 작품을 망치는데 선도하기도 한다. 또 다른 방송관계자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반복된 패턴으로 이야기가 빙빙 돌기만 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배우들이 대본을 받고 한숨을 쉰 적이 한 두 번이 아닌 것 같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종방연 때 작가는 참석하지 않는 게 작가한테도 좋지 않을까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