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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방송 시작 전부터 이렇게 잡음이 많은 프로그램이 또 있었던가. 24일 첫 방송을 앞둔 ‘나를 돌아봐’. 분명 ‘역지사지’ 콘셉트의 프로그램이건만, 악플과 독설로 때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시작도 전인데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최근 김수미는 한 매체에 직접 투고한 글을 통해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출연키로 했던 ‘나를 돌아봐’ 제작진에게도 하차 의사를 전달했다. 악성 댓글로 인한 충격과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갑작스런 통보였지만 사실 심상찮은 낌새는 지난 13일 진행된 KBS 2TV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부터 드러났다. 이날 김수미는 장동민이 하차하고 대신 박명수가 투입 된 것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표현했다. 또 이와 관련해 ‘박명수가 같은 고향이라서 꽂았냐. 전라도끼리 잘 해먹어라’는 악플을 보고 충격을 받아 스스로 가위로 머리를 자르며 자해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김수미는 시청률 관련 발언으로 조영남의 심기를 건드렸다. 조영남은 “조영남·이경규 분량이 시청률이 가장 낮다”는 김수미의 말에 돌연 하차를 선언하며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조영남은 촬영을 재개했다. 제작진과 이경규의 끊임없는 설득 끝에 하차 의사를 번복했고, 지난 16일 촬영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렇게 해프닝이 일단락되나 싶었건만 또 일이 터졌다. 겨우 한숨 돌린 제작진에게 재차 무거운 과제가 주어졌다. 이번엔 김수미를 설득하는 것이다.
김수미는 ‘나를 돌아봐’ 파일럿 시절, 자신의 매니저 역할을 맡았던 장동민과 함께 콤비를 이뤘다. 당시 그는 시원시원한 독설로 화제를 일으키며 정규 편성을 받는데 일조했다. 그만큼 김수미는 ‘나를 돌아봐’에서 존재감이 큰 인물이다. 더군다나 첫 방송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상황. 사전 녹화된 분량도 없는 상태이기에 김수미가 하차할 경우 나머지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가 고스란히 타격을 입는다.
제작진은 현재 김수미를 설득 중에 있다. 그러나 상황이 마냥 쉽지는 않다. 김수미가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아 연락을 이어가는데 무리가 있기 때문. 제작진은 “김수미 선생님이 지난 13일 제작발표회 이후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공격적인 악플들에 힘들어하고 계신다. 김수미 선생님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현재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오늘(18일) 오후, 김수미를 직접 만나 설득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사태를 통해 타격을 입은 건 비단 제작진 뿐만 아니다. ‘나를 돌아봐’에서 허리께 위치한 박명수와 이경규도 노심초사하긴 마찬가지다. 관계자에 따르면 박명수는 17일 타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도중 김수미의 하차 소식을 접했다. 촬영 중인 만큼 김수미의 일에 직접적으로 나설 수 없어 더욱 안타까워하는 모습이라고도 덧붙였다.
이경규는 조영남에 이어 김수미를 설득하기 위해 제작진과 재차 동행한다. 지난 17일 조영남이 이번 일과 관련해 이경규에게 김수미를 위로하는 메시지와 꽃다발을 전달했고, 이를 이경규가 김수미에게 전달하기로 한 것. 과연 이경규가 조영남에 이어 김수미도 설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럭’하는 마인드를 바꾸기 위해 ‘역지사지’ 콘셉트로 자신을 되돌아보고자 기획된 ‘나를 돌아봐’. 누군가의 근본없는 악플로 인해 빚어진 사태이기에 더욱 안타깝고도 씁쓸하다. 또 "악플로 상처받았다"던 김수미가 악플에 맞먹는 독
김수미 하차와 더불어 프로그램을 향한 부정적이고도 날카로운 시선들까지, 제작진이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게 될까. '나를 돌아봐'는 오는 24일 밤 9시 30분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