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셈블리’, ‘펀치’ 잇는 웰메이드 정치드라마로 우뚝 설까

[MBN스타 유지훈 기자] “내가 요놈만 보면 마음이 설레 가지고 말이야. 살면서 어딜 가나 완장 다 차봤는데, 세상에 이만한 완장이 없는 것 같더라고. (중략) 이것만 달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는 지난 15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어셈블리’의 오프닝 장면이다. 특별출연한 조재현이 국회의원 뱃지를 들고 던진 대사는 SBS 드라마 ‘펀치’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 막 베일을 벗은 ‘어셈블리’는 올해 초 호평과 함께 종영했던 ‘펀치’를 통해 어떤 재미를 엿볼 수 있을까.

‘어셈블리’는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여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위원이 된 주인공 진상필(정재영 분)의 성장기를 담는다. ‘펀치’는 서울지검장인 이태준(조재현 분)과 그의 야욕을 막으려는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 과장인 박정환(김래원 분) 검사의 대립이 주된 서사였다. ‘펀치’의 포인트가 두 엘리트들이 치열한 두뇌싸움이었다면 ‘어셈블리’는 약자의 편에 선 진상필의 활약을 통한 대리만족이 가장 큰 재미가 된다.

↑ 사진=펀치 포스터, 어셈블리 캡처

‘펀치’에서는 조연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박혁권이 분한 조강재는 이태준을 오랫동안 보좌한 인물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가 나오는 장면은 점점 늘어났고 이후에는 이태준과 박정환을 수시로 배신하며 중심인물로 우뚝 섰다. 최연진(서지혜 분)과 이태섭(이기영 분), 오동춘(이한위 분)도 작지만 없어서는 안 될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됐다.

‘어셈블리’에도 눈여겨 봐야할 인물들이 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예능감을 뽐냈던 서현철은 진상필의 보좌관이 됐다. 그는 풍부한 몸짓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며 시작부터 신스틸러의 면모를 보였다. 김규환(택연 분)은 중심인물임에도 불구 아직 커다란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다. 경찰공무원을 목표로 고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진상필의 선임 보좌관이 될 최인경(송윤아 분)과 티격태격하며 서서히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로맨스는 예상치 않은 재미를 준다. ‘펀치’ ‘어셈블리’의 주인공인 박정환과 진상필은 모두 이혼남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는 인물로 설정돼 있다. ‘펀치’에서는 권력암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러브라인을 과감하게 삭제했다. ‘어셈블리’ 역시 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어셈블리 캡처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어셈블리’는 1회 5.2%, 2회 4.7%라는 다소 아쉬운 시청률로 시작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아직 18회나 남은 ‘어셈블리’가 권력자에 대한 속 시원한 일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의 성장을 담은 드라마다. 국회의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그려낼 것을 예고하고 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