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주부의, 주부에 의한, 주부를 위한 방송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3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가이드’에서는 권오중과 안정환, 박정철, 김창옥 그리고 주부 8명이 유럽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그동안 tvN 방송이 젊은 세대를 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가이드’는 온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안방극장에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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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이드 캡처 |
이날 생계를 꾸리느라 여행을 다녀보지 못한 주부들이 생애 처음으로 해외를 나가게 됐다. 주부들의 설레는 표정은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마저 들뜨게 만들었고, 브라운관을 통해 밝은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 주부는 “30여 년 간 미용실을 운영했다. 항상 가게를 지키느라 어딜 갈 수 없었다. 생에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어 봤다”며 환하게 웃었다. 반복적인 생활에 지쳤을 법한 주부의 얼굴엔 오히려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네덜란드에 도착하자마자, 이국적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진 주부들은 소녀감성을 피워내며 “안구정화가 된다. 꿈만 같다. 내가 이렇게 연예인들과 여행을 하다니…”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첫 날 관광을 마치고, 멤버들은 저녁식사를 했다. 첫 만남에 어색할 법 했지만, 그들이 반나절 동안 함께 붙어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탓일까. 허물없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나누고, 서로 공감했다.
강경란 주부의 첫 날 여행 소감은 모두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그는 “병마와 싸우던 남편과 일찍이 사별했다. 당시 아이들 나이는 7살, 5살이었다. 이후 학교 급식소에서 일을 하며 힘들게 살았지만, 힘든 내색 안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다. 그 덕분에 우리 애들도 잘 컸다”며 “나는 긍정 마인드로 살다보니 마음도 편하고 이렇게 좋은 자리에 오게 됐다. 여행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하늘에 있을 남편과 제작진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낯선 여행지를 경험하며 주부로서의 삶을 반추하는 모습은 안방극장에 공감과 함께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가이드로 전격 변신한 출연진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권오중은 수석 가이드로서 특유의 유쾌한 매력과 함께 ‘50금’ 입담을 마음껏 과시했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주부 여행단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것은 물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달달 외워 가이드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저녁식사자리에서는 ‘50금’ 노래로 주부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며 여행단을 이끄는 맏형 노릇을 제대로 했다.
안정환은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반전 매력은 물론,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끊임없이 주부들과 소통하며 입담을 자랑했다. 주부들의 코드에 딱 맞는 유머로 분위기를 밝게 하는가 하면, 낯선 여행지에서 주부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유창한 외국어 실력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박정철은 막내 가이드로 기쁨조 역할을 자처했다. 현지에서의 식사 메뉴와 식당 예약을 도맡는 것은 물론, 주부들의 모닝콜을 책임지거나 언제 어디서든 주부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만능 가이드로 변신했다. 또한 저녁식사자리에서 그는 주도적으로 주부들과 함께 노래와 춤까지 춰 즐거움을 안겨줬다.
이처럼 ‘가이드’는 여행이 절실한 주부들에게 힐링 여행을 선물했다.
방송 말미에는 여권을 잃어버린 주부부터 길을 잃어버린 박정철까지 좌충우돌 여행기를 예고했다. 유여곡절을 예고한 ‘가이드’가 어떤 에피소드로 감동과 재미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가이드’는 권오중, 안정환, 박정철이 여행 가이드로, 서울여대 김창옥 교수가 멘탈 가이드가 되어 여행이 절실한 주부 8명과 함께 유럽으로 떠나는 패키지 여행 프로젝트.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