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이 드디어 54주 동안 일요일 예능 1위를 차지했던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를 눌렀다.
지난 20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9일 방송된 ‘복면가왕’은 코너별 시청률로 전국 기준 16.0%를 기록했다. 이는 13.7%를 기록한 ‘슈퍼맨’보다 자그마치 2.3%포인트 앞선 수치다.
‘복면가왕’은 그동안 꾸준히 ‘슈퍼맨’과의 격차를 좁혀왔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4월 1회 방송 당시 6%대로 시작했던 시청률을 약 세 달 만에 두 배 이상의 수치까지 끌어올렸다. 7월 들어서부터 ‘복면가왕’과 ‘슈퍼맨’은 박빙을 다툴 정도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다 꺾일 것 같지 않던 ‘슈퍼맨’을 ‘복면가왕’이 앞지르게 된 것이다.
![]() |
↑ 사진제공=MBC |
MBC에는 이 ‘사건’이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다. ‘복면가왕’ 편성 당시, ‘일밤’은 계속된 부진으로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애니멀즈’가 3%대를 넘지 못했다. 그래서 설 특집 파일럿 ‘복면가왕’이라는 카드를 꺼냈더니 비슷한 시기에 설 특집 파일럿 중 시청률 1위였던 SBS ‘아빠를 부탁해’가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다. 이 때문에 ‘복면가왕’이 과연 일요일 예능에 안착할 수 있을 수 있겠냐는 비관적인 시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복면가왕’은 복면을 쓴 가수들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포맷이 주는 신선함과 노래의 즐거움을 앞세워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복면 속 가수들이 생각지 못한 인물들이여서 ‘반전’을 줬고, 이는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의 긴장감과 재미도 잡으면서 화제성도 갖춰 ‘복면가왕’은 안착뿐 아니라 상승세의 궤도를 탈 수 있었던 것.
시작 전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려를 씻어내고 ‘복면가왕’은 마침내 일요일 예능 판도를 뒤흔드는 ‘히든카드’로 우뚝 올라섰다. 지난 19일 ‘복면가왕’이 시청률 1위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 공개가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지난 5월17일부터 10주 동안 4, 5, 6, 7대 가왕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19일에 마침내 새로운 강자 ‘노래왕 퉁키’에 8대 가왕 자리를 내줘야 했다. 공개된 얼굴은 예상대로(?) 김연우. 김연우는 마지막 무대에서 민요 ‘한 오백년’을 선곡, 완벽하게 불러내 모두를 감탄케 했다.
이날 방송은 그보다 한 주 앞선 12일 방송분의 2라운드에 해당한다. 12일 방송 당시, 워낙 화려한 실력을 보였던 ‘노래왕 퉁키’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19일에 ‘클레오파트라’가 마지막 무대를 꾸밀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했다. 이 전망이 ‘복면가왕’의 시청률로 이어졌고, 마침내 ‘슈퍼맨’을 꺾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 |
↑ 사진=복면가왕 방송 캡처 |
하지만 일요예능 천하를 제패한 ‘복면가왕’가 이 기세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새롭게 도전하는 복면가수들이 등장하는 1라운드는 비교적 관심도가 2라운드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오는 26일에도 ‘복면가왕’의 시청률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가늠할 수 없다.
또한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클레오파트라’가 무대에서 내려갔기 때문에 새로운 가왕인 ‘노래왕 퉁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려면 ‘예열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다. 즉, ‘복면가왕’이 ‘슈퍼맨’을 넘었을지라도 1회성에 그칠 수 있고, 언제든 두 프로그램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간만에 찾아온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6일 펼쳐질 새로운 도전자들의 경연에 시청자들에 반전을 줄 히든카드들을 다수 포진시켜 관심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과연 ‘복면가왕’은 힘들게 잡아낸 일요예능 1위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