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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자, 사도세자 이선은 그동안 많은 작품에 등장했던 임팩트 강한 인물이다. 최근 드라마 ‘비밀의 문’에서는 이제훈이 이선 역을 열연했으며 9월 개봉을 앞둔 영화 ‘사도’에서는 유아인이 활약할 예정이다.
아버지 영조와의 대립 등에서 불거진 정쟁의 희생양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올 여름 TV 사극에서 사도세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등장한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2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총 다섯 편의 단막극 중 8월 7일 방송 예정인 ‘붉은 달’은 뒤주에 갇혀 세상을 떠난 비운의 세자,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기존 역사는 사도세자를 정쟁의 희생양이자 광증에 걸려 뒤주에 갇힌, 비운의 세자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붉은 달’은 사도세자 이선이 왜 미쳐갔고 영조의 눈 밖에 났는지에 대해 ‘인간 이선’에 초점을 맞춰 전개한다.
‘붉은 달’ 대본을 집필한 유영석 작가는 “그간의 사극은 사도세자에 대해 정치적인 면만 다뤘지 가족사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었다. 또 사도세자와 영조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시기에 둘은 역사적으로 떨어져 지냈다. 지금까지의 콘텐츠는 윗대궐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그의 가족사적 비극이 드러나지 않은 점이 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 선희궁과 아내 혜경궁, 여동생 화완옹주가 사도세자의 병증을 직접 목격했다고 하니 이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사도세자의 비극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뛰어넘는다고도 하는데, 실제로 비극은 아랫대궐에 있었는데 우리는 왜 아랫대궐에 집중하지 않았는가에 의문을 품었다”며 “기존 역사에서는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머니가 사도세자의 병증을 목격하고, 그를 살리기 위해 백방 노력하다가 결국 아들을 죽이겠다고 결심하고 영조에 주청. 그로 인해 사도세자가 죽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엄청난(?) 작업의 중심에는 사도세자 역을 맡은 배우 김대명의 역할이 컸다. 유 작가는 “대본을 쓸 때부터 김대명을 염두에 뒀다. 기존 사도세자 역할을 대체로 미소년 배우들이 많이 맡았는데, 내 생각에는 좀 더 진폭이 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도세자가 처한 환경이나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선 김대명이 적격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김대명은 코믹한 연기도 했지만 전작에서 악역도 했었기 때문에 전체 진폭을 맞출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기존 사도세자가 약간 정형화된 측면이 있었다면 김대명을 통해 사도세자가 갖고 있는 정신적, 정서적인 불안을 큰 진폭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햇다”고 덧붙였다.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2는 총 다섯 편으로 구성된다. 이준 조수향 주연의 ‘귀신은 뭐하나’를 비롯해 ‘붉은 달’, ‘라이브쇼크’, ‘알젠타를 찾아서’, ‘그 형제의 여름’이 포진했다. 31일 오후 10시 50분 ‘귀신은 뭐하나’를 시작으로 매 주 금요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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