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쓰와이프' 연우 役, 변호사와 가정주부 사이
"남자 배우 복 많은 듯, 송승헌 캐스팅에 귀 의심했죠"
"송승헌이 머리 쓰다듬을 때, 이래서 배우들이 멜로 찍는구나 생각"
"시간 지날수록 연기에 더 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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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 있었을 때인데, 송승헌씨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니까요.(웃음)"
배우 엄정화(46)는 영화 '미쓰와이프'(감독 강효진, 13일 개봉 예정)의 상대역 남편 성환으로 나온 송승헌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영화 '댄싱퀸'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함께 출연했던 황정민을 언급, "황정민 남편만 있는 줄 알았는데"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남자 배우 복이 많은 것 같다"고 좋아했다.
"송승헌씨는 굉장히 의외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또 너무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어쩌다 사고로 우연히 어딘가에 뚝 떨어졌는데 눈을 떠보니 남편이 송승헌이라고 생각해보세요. 하하."
잘 나가는 변호사 연우(엄정화)가 하루아침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로 한 달간 대신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미쓰와이프'. 이 영화에는 엄정화가 먼저 캐스팅이 됐다. 엄정화는 상대역은 누가 될까 기대했다. "제가 남배우여도 이 역을 해보고 싶을 것 같더라. 굉장히 사랑스럽고 정의로운 남편이기 때문"이었다. 그 주인공은 송승헌이었다.
"성환은 아내를 향해 늘 해바라기인 캐릭터인데, 부부가 영화를 봐도 '이렇게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생각할 것 같았어요. 반가운 캐릭터였죠. 상대역 캐스팅에 제 바람 혹은 입김이 들어갔느냐고요? 에이~ 제가 무슨 캐스팅 디렉터인가요. '뭔가 좀 다른 남편이겠다'라는 생각에 배우들을 대입해보긴 했는데 그 리스트에 송승헌은 없었어요. 제 생각보다 더 잘된 그림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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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송승헌의 '생활 연기'에는 망가지는 모습도 포함돼 있다. 이런 모습은 과거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이후 오랜만이다. 송승헌은 이 연기를 할 때 적극적이었단다. "장면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눌 때 송승헌은 저나 감독님에게 '이런 건 어떨 것 같아요?'라고 묻기도 하며 굉장히 열려있는 마음을 보여줬어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갑작스럽게 가족이 된 이들에게 엄정화가 존댓말을 하며 경계하는 모습부터 웃기다. 황당해 하면서도, 싱글 변호사로 돌아가기 위해 그들의 가족인 척하는 엄정화의 연기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엄정화는 "어느 정도까지 정색해야 하는지 맞추기 어렵더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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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을 연기하기도 무척 어렵더라고요. 대사를 계속 외우고 다녔죠. 그래도 전문직 종사자나 변호사들이 다 딱딱하지만은 않을 것 같았어요. 변호사라는 점은 빼고, 연우에 대해서만 생각했죠. 닫힌 마음으로 모든 것을 부정하고 성공만 생각하는 인물의 말투나 표정을 보여줬고, 나중에는 여러 상황 탓에 변화해야 했어요."
'미쓰와이프'는 엄정화가 어렸을 때 돌아가신 아버지도 떠올리게 한다. "저는 아빠가 분명히 우리를 지켜주시고 앞으로도 지켜주실거라고 믿는 사람이거든요. 이 영화를 통해서 위안, 위로 받았으면 했는데 충족시켜서 좋았어요."
20여 년 정도 연기를 해온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연기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