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애니메이션 ‘고 녀석 맛나겠다2:함께 라서 행복해’(이하 ‘고녀석’)는 1에 이어 어린이들 뿐 아니라, 함께 즐기는 부모들에게도 웃음과 감동을 전하며 전한다. 주인공 미르와 친구들은 육식공룡, 초식공룡을 떠나, 참 사랑과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라도 지극히 현실적이라, 보고 나면 진지한 눈높이 대화도 나눌 수 있다.
‘고녀석’은 일본 동화책 ‘고 녀석 맛있겠다’(작가 미야니시 타츠야)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강민하 작가가 콘티를 보고 스토리 작가로 활약한 작품이다. 때문에 일본 동화를 원작으로 해도,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고, 자연스러워 오히려 한국 정서가 묻어난다.
Q. 동화 작가는 처음인데 원래 어떤 일을 했나
그 전에는 ‘씨네21’ 일본 통신원으로 있기도 했다. 영화 쪽에서 벌써 15년 넘게 발을 담그고 있는 셈이다. 번역한 영화만 130편이 넘는다. ‘러브레터’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등.
Q. 어떻게 작업을 하게 된 건가요
A.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했고, ‘고녀석1’을 번역하기도 했다. 내가 제작자를 만난 것은 프리덕션 단계가 진행된 상태였는데, 나에게 대본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놀랐다. 전문 시나리오 작가도 있지 않은가. 근데 ‘원작자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고, 한국어와 일본어가 능통하기 때문’이 제작진 쪽 답이었다.
Q. ‘고 녀석 맛있겠다’라는 원작 제목이 ‘맛나겠다’로 바뀌는데
A. ‘맛있겠다’라는 ‘우마소우’라는 일본어는 ‘맛있어 보인다’라는 뜻으로 우리가 흔히 쓰는
‘오이시’보다, 조금 더 구어체 느낌이라 ‘맛나겠다’라고 쓰게 됐다. 귀에 쏙쏙 들와야 할 것 같았고, 원어의 느낌과 맞지 않다. 주인공 이름으로 쓰기에도 ‘맛나’가 더 귀엽지 않나.
Q. 작업은 어떻게 진행이 됐나
A. 그림 콘티가 왔고, 대본을 썼다. 대사를 만들 때도 더빙으로 작업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어와 일본어 길이가 비슷해야 했다. 원작자가 쓴 것과 길이는 맞춰야 했고, 어린이들이 보기 쉬운 바탕으로 입모양을 만들었는데 2달 뒤에 애니메이션이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었다. 한국어로 만든 것을 일본 성우들이 작업했는데, 한국 성우들의 목소리와 비슷한 목소리라 놀랐다.
Q. 번역이나 통역을 했을 때는 어땠나
A. 자막이나 번역을 할 때 철학은 관객들에게 영상정보를 놓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영화는 영상과 음향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자막이 너무 길어서 가독성이 떨어져도 안 되고 짧아서 의미가 전달되지 안 되면 안 된다. 의미를 부여하면서 띄어쓰기까지 8자를 맞춰야 했다.
자막이 짧던 길건 중요한 영상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Q. ‘고녀석’ 작업은 기존에 했던 일과 완전히 다른 것 아닌가
A. 이런 작업은 처음이다. 번역만 해도 안 되기 때문에, 고민은 많았지만 15년 만에 이렇게 창의적이고 즐거운 일을 한다는 것은 좋은 기회인 셈이다.
Q. 어린이 작품이라, 더 신경 쓴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
원작 작가의 마음을 가장 적합하게 하되,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되도록 신경 썼다.
Q. ‘고녀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다
A. ‘고녀석’ 엔딩곡 작사도 했다. 이 영화의 전반을 알기 때문에, 엔딩곡이 어떤 식으로 가면 알 것 같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걱정이 돼 잠을 못 잤지만, 허영지가 녹음하는 것도 보니 기분이 남다르더라.
Q. 작업을 하면서 가장 희열감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A. 일 전반에서 자막에서는 영화보기 좋았다는 평이다. 원래 대사에 유행어를 쓰지 않는 편인데 ‘정말 딱이더라’ 라는 말이 들으면 기분이 좋더라.
‘고녀석’ 작품을 하면서, 혼자 하는 자막이나 번역과는 달리,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 일본 쪽 원작 출판자, 성우 분들, 애니메이터 제작자 등 가까이 만났다. 많은 사람이 가슴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희열보다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서 드는 기쁨이 더 크다.
최준용 기자, 김진선 기자, 최윤나 기자, 김성현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