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이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를 개최한다. 온 관심이 쏠린 ‘무도 가요제’이지만, 짚고 가야할 쟁점은 아직 남았다.
‘무도 가요제’는 이제 명실상부한 페스티벌이 됐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2013년 ‘자유로 가요제’에 이어 오늘(13일) 경기도 평창군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경기장에서 다섯 번째 가요제인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열린다.
2년 마다 한 번씩 열리는 ‘무도 가요제’는 벌써 다섯 번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남았다. 첫째는 표절 문제다. 지난 ‘2013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 뮤지션으로 참여했던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표절 의혹이 대표적이다. 당시 프라이머리가 가요제를 위해 준비한 ‘아가씨’라는 곡은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와 흡사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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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MBC |
의혹이 짙어지자 ‘무한도전’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2013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서 거머리(박명수,프라이머리) 팀이 선보인 노래에 대한 논란으로 시청자 분들께 심려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지한 후 음원서비스를 중단했다. 프라이머리 또한 소속사 아메바컬쳐를 통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 미숙함으로 벌어진 일이며 음원서비스를 잠정 중단하자는 ‘무한도전’의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표절 의혹’으로 씁쓸한 뒷맛을 안긴 ‘무한도전’은 다시금 2년 만에 가요제를 열었다. 별다른 재발 방지도 약속하지 않은 채였다. 가요제 곡은 아니지만 밴드 혁오가 ‘무한도전’ 출연 후 곧바로 표절시비에 한 차례 휘말린 바 있다. 혁오의 보컬 오혁이 직접 표절이 아님을 밝히며 사태는 일단락이 됐지만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프라이머리 사태를 떠올렸다. 표절에 대한 아무런 약속 없이 새로운 곡들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동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미디어스를 통해 프라이머리 표절 사태를 언급하며 “가을행사에 한 몫 챙기려했던 박명수도 꽝됐고, 프라이머리도 아직 자숙 중에 있다. 무도가요제의 흥행 압박감이 야기한 참사이다. 사실 이 표절사건을 야기한 프로그램의 당사자로서 무도가요제는 그 책임을 지고 다시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진작 문제가 됐던 음원차트 이상 현상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실 ‘무도 가요제’의 곡들은 사실상 ‘무한도전’ 멤버들의 힘이 아닌 가요제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의 힘으로 이뤄지는 결과물이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명성과 뮤지션들의 음원 파워가 합쳐지니 괴물과 같은 장악력을 가지게 된 것.
이에 ‘대중이 좋아하기 때문에 음원차트를 장악하게 된 건데 이게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2013년 1월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무도 가요제를 겨냥해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 발언은 ‘무한도전’의 음원 장악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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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의식한 듯 유재석은 당시 ‘무한도전’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음반을 제작하는 분들께 죄송하다”며 “큰 뜻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음원 독식에 대한 사과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무도 가요제’가 시작을 알린 후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 심지어 가요제 곡이 나오기도 전인데 참여 뮤지션들의 곡들이 상위권을 선점하면서 ‘무한도전’ 파워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도 가요제’의 혜택자가 과연 누구인가를 짚어봐야 한다. ‘무도 가요제’는 비주류 뮤지션들을 대중과 만나게 한다는 명목으로 정재형, 장기하, 장미여관 등을 출연시켰다. 비록 대중 인지도가 크게 있지 않았지만 음악계에서는 그들만의 영역을 구축한 뮤지션들이었다. 물론 이들이 ‘무한도전’ 출연 후 더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정재형, 장미여관 육중완 등이 브라운관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는지를 따져보면 과연 이들에게 이득인지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무도 가요제’에 출연했던 뮤지션들은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예능인의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것에 비해 ‘무한도전’ 박명수는 뮤지션들과 협업한 곡을 자신의 개인 행사에 사용하는 등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 게다가 ‘무도 가요제’ 곡들로 EDM을 사랑하는 ‘음악인’ 이미지를 확실하게 쌓게 됐다. 득실을 따지면 과연 ‘무도 가요제’가 누굴 위한 것인지에 의문점을 가질 만한 상황이다.
‘무도 가요제’는 개최 당일(13일) 오전 중으로 3만 명의 예상 수용 인원을 마감시킬 만큼, 온 미디어가 이 가요제에 집중될 만큼 큰 힘을 지니고 있는 행사다. 국민들은 축제 분위기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가수들도 각종 인증샷을 SNS에 올리며 이 설렘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비록 ‘불편’하더라도 말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