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6일 째 밤을 새네요. 그래도 시청률 들으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안쓰러울 정도로 피로감이 역력했지만 주원은 그래도 “행복하다”며 웃어보였다. ‘용팔이’ 속 태현으로 분해 열연 중인 그는 빽빽한 일정에도 불구, 미소를 잃지 않으며 취재진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식당에서는 SBS 수목 드라마 ‘용팔이’ 주원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2015년 지상파 수목 드라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만큼, 그에 쏠리는 관심은 엄청났다.
섬세한 감정연기로 호평을 받은 주원은 ‘용팔이’ 속 태현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그는 선배 유해진과 함께 촬영한 영화 ‘그 놈이다’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해진이 형한테도 배운게 많고요.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익숙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현장에서도 많은 스텝분들이 굉장히 저를 믿어주고 계세요. ‘너 하자는 대로 하자’는 식으로 해주시니까 책임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갖게 된 것 같아요.”
방송 첫날부터 거의 생방 수준으로 진행됐다. 보통 4회분 정도를 찍어놓는 데 비해 ‘용팔이’는 겨우 2회 분량을 뽑고 시작했다. 이에 대해 주원은 지금도 생방 촬영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아침까지 오늘 방송 분을 찍었어요. 지금은 다음 주 방송 분을 찍는 중이에요. 모든 배우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유난히 분량이 많아서 밤을 새고 있어요. A, B팀으로 나눠 찍는데 사실 저한텐 거의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스토리 상 4회까지는 주원이 극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회부터는 김태희가 깨어나면서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에 대해 주원은 ‘태희 누나가 말하는 게 너무 기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태희 누나가 일어났는데 너무 기뻤어요. 그전까지 엄청난 대사들과 씬을 소화했거든요. 한 회당 60씬 정도 되는데 제가 거의 50씬 이상을 찍어요. 태희 누나가 일어나도 분량은 큰 변함 없겠지만 그래도 누나가 말하는 게 정말 행복하네요(웃음). 태희 누나가 일어나니 스태프들도 움직이는 속도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더 좋고 밝은 현장이 됐어요.”
누가 뭐래도 잘 나가는 ‘용팔이’지만, 김태희의 연기력 보도로 적잖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김태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논란은 보기 좋게 사그라졌지만, 그를 지켜보고 있던 주원도 많이 가슴 아팠다고 한다.
“파트너로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죠. 태희 누나한테 연락해서 위로도 하고 그랬어요. 누나가 본인 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질 까봐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줬어요. 그래도 5회 시청률이 올라서 누나가 자신감을 많이 가질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건 누나 효과다’고 그랬죠. 누나가 노력을 많이 한 덕분이에요.”
그러면서 주원은 김태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여느 배우와 다름이 없다. 저는 개인적으로 파트너가 안 좋은 얘기가 나온 게 처음이라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첫 방부터 11.6% 시청률을 기록한 ‘용팔이’는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어제(20일) 방송분은 주원의 예상대로 20%를 돌파했다. 주원은 “시청률이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오늘이 개인적으로는 더 재밌을 거다. 시청률 20%까지 보고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부담감을 지우진 못했다.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으니, 그 정도 압박감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시청률이 잘 나오니 다들 좋아하죠. 하지만 끝까지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겨요. 요즘 시청률 자체가 잘 안 나오는 시기인데, 갑자기 잘 나오니 시청자들의 기대도 그만큼 생기니까요. 재밌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힘내서 하고 있어요.”
앞서 ‘용팔이’ 출연진들은 시청률 18%가 넘을 경우 SBS 출입기자들과 함께 소풍을 가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지킬 의향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주원은 “실제로 저희끼리 정말 소풍을 가야겠다는 말을 했다. 시청률이 잘 나오니 배우들도 그냥 하자고 하더라. 오늘도 얘기했는데, 지켜지도록 할 거다”며 웃어 보였다.
주원은 KBS에서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 연기상까지 두루 섭렵했다. ‘용팔이’가 잘 되고 있으니, 혹시 SBS 대상 욕심도 생기진 않을까. 그러나 주원은 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대상은 안 받아도 상관없어요. 질문 받고서 생각해 봤는데, 받으면 좋겠지만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 놀랍고 그것 만으로도 좋아요. 감사할 따름이죠.”
촬영 일정 때문에 자리를 벗어나야했던 주원은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오늘로 정확히 6일 밤을 샜네요. 하지만 역시 배우는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