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신동엽·김구라의 세바퀴’가 MC와 포맷을 전면 개편했지만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MBC ‘신동엽·김구라의 세바퀴’(이하 ‘세바퀴’)에서는 ‘인기남 신동엽vs의리남 김구라’편이 방송됐다.
이날 신동엽과 김구라는 일명 ‘신라인’과 ‘구라인’을 초대해 극과 극의 모습을 가진 신동엽과 김구라를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라인’에는 홍석천, 김정민, 레이디제인, 이종수가 앉았고, ‘구라인’에는 이정, 조세호, 윤성호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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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세바퀴 방송 캡처 |
이들은 신동엽, 김구라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사람들로 MC나 연예인이 아닌 인간 신동엽, 김구라와 겪은 에피소드를 풀어놨다. 패션 센스부터 인사법까지 모두가 다른 신동엽과 김구라를 비교하며 인기남과 의리남 중 어떤 타입이 더 나은지 평가해보기도 했다.
‘세바퀴’는 이전의 퀴즈 포맷을 벗고 극과 극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으로 확 바뀌었다. 앞서 연예인들의 근황 토크 등을 위주로 이뤄졌던 것에서 각 주제에 맞는 토론을 통해 더욱 다양한 공감대를 끌어보겠다는 의도다.
MC라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서장훈이 MC에서 빠지고, 보조MC로 온주완과 서예지가 나섰다. 제목에서처럼 신동엽과 김구라가 경쟁 구도로 가면서 서예지가 신동엽을, 온주완이 김구라를 보조하는 체제인 것. 온주완과 서예지는 오프닝 시간에 스페인어를 구사하거나 구수한 사투리, 혹은 과거 짝 프로그램에서 했던 장기자랑을 펼치며 MC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바뀐 것은 많았지만 변화에 따른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일단 첫 회의 주제가 모호했다. 인기남과 의리남의 대표주자인 신동엽과 김구라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기남과 의리남의 특징을 알아보는 의도였지만, 어떤 기준으로 인기남과 의리남을 나눴는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또한 주제 자체가 뚜렷하지 않다보니 패널들도 그저 신동엽과 김구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풀어놓게 됐다. 이는 일전 연예인들의 장기자랑, 근황토크 등을 하던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포맷만 바뀐 채 알맹이는 그대로인 듯한 인상이 남아 몇몇 시청자들은 “어떤 것이 변한지 모르겠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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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MC들의 활약도 아쉬웠다. 오프닝 때에 서예지와 온주완에 주어진 시간 이후에는 이들의 목소리를 거의 듣기 힘들었다. 다른 예능 선배들 앞에서 주눅 든 모습도 간혹 보였다. 패널들이 오히려 보조MC들에 멘트를 할 기회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MC들의 의지가 있어 충분히 개선점은 있어보였다. 온주완은 끝날 때에 “다음에는 더욱 말을 많이 하겠다”고 더욱 각오를 다졌다.
인상적인 것은 SNS를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고 좀 더 젊은 색깔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 점이다. ‘세바퀴’에서는 중간 중간 인스타그램을 연상시키는 장면과 해시태그를 이용하기도 했고, 중장년층은 들으면 잘 모를 듯한 유행어를 ‘여기서 잠깐’을 외치며 성우가 어떤 뜻인지 설명해주기도 했다. 모든 시청층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첫 회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 강해 재미나 만족도를 얻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다음 주제는 관심이 간다. ‘키 큰 여자vs키 작은 남자’라는 한 눈에도 주제가 명확하고 시청자들도 한 번 쯤 생각해봤음 직한 주제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의 댓글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시도도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