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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있을까. 답은 ‘NO’다. 시청률만 좋으면 능사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높은 시청률이 높은 화제성을 낳는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공식은 아니다. 흥미 위주의 막장 스토리와 엉성한 전개 탓에 혹평받는 프로그램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와 반대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매니아층만큼은 제대로 사로잡은, ‘웰메이드’ 프로그램들을 모아봤다.
◆ 연출, 대본, 연기…삼박자 모두 갖춘 ‘어셈블리’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는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여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위원이 된 주인공 진상필(정재영 분)의 성장기를 담아낸 정치 드라마다.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빈틈없는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로 극의 중반부까지 안정감 있게 진행돼 왔지만, ‘정치 드라마’라는 장르 특성상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게 사실이다. 첫회 시청률은 5.2%에 불과했고 현재 6%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어셈블리’를 꾸준히 지켜본 시청자들은 “재미에 감동까지 더한 드라마”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수사물에 미스터리까지, ‘처용’ 시즌 2
OCN 일요드라마 ‘처용2’는 귀신 보는 형사 윤처용이 도시 괴담 뒤에 숨겨진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호러 수사극이다. 영화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영상미는 물론, 지박령을 벗어난 여고생 귀신 나영과 냉철한 분석가 정하윤 등 신선한 캐릭터의 조합으로 극적 재미를 더했다. 시즌1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호러와 오지호의 시원한 액션 또한 긴장감과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최고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지만, 일요일 늦은 밤 편성이라 본방사수가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한 시청자는 “굉장히 재미있는 드라마인데 도저히 본방을 챙겨보기가 어려운 시간대다. 토요일 저녁이나 다른 시간에 방송됐다면 시청률도 더 높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 웃음기 없는 진지+힐링 예능,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청춘FC’는 축구에 인생을 걸었다 갈 길을 잃어버린 ‘축구 미생’들이 다시 모여 꿈과 희망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KBS 2TV 예능 프로그램이다. 예능에서 흔히 보일 법한 스타MC나 인기 연예인, 웃음을 안겨줄 개그맨도 없다. 다만 안정환 감독을 비롯해 이을용, 이운재, 김은중 등 국가대표 출신 축구인들이 ‘청춘FC’를 든든하게 이끌어간다.
갖가지 사연으로 축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20여 명의 선수들이 다시 꿈을 좇는 과정은 잔잔한 재미와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억지 웃음과 자극적 편집이 난무한 요즘 예능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4.6%의 시청률,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SNS나 시청자 게시판의 반응 만큼은 뜨겁다. 최근 치러진 ‘청춘FC’ 국내 첫 평가전에는 3천 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애초 예상했던 1천명보다 3배 많은 인원이었다. 이후 트위터 기반 화제성 지수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보였다. 시즌2 제작 요청 또한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 파일럿 호평-본방 부진, 새 단장 예고된 ‘아빠를 부탁해’
SBS 일요 예능 ‘아빠를 부탁해’는 설날 특집 당시 큰 호평을 얻었던 프로그램이다. 이경규·이예림, 조재현·조혜정, 강석우·강다은, 조민기·조윤경 등 어색했던 부녀가 점차 소통하고 가까워지는 모습으로 소소한 재미를 안겼다. 하지만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편성을 바꾼 이후 시청률은 겨우 4% 안팎을 유지해왔다. 초반 6.9%의 시청률로 선방했을 때와 비교하면 안타까운 성적이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떠나 시간대가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MBC ‘복면가왕’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동시간대 방송되는 예능에 이미 고정 시청층이 형성돼있기 때문. 하지만 당분간 편성 변경이나 폐
현재 강석우·강다은, 조민기·조윤경 부녀가 하차했으며 이덕화·이지현, 박준철·박세리 부녀가 합류했다. 새 멤버들의 효과일까. 시청률이 다행히도 지난 방송분보다 0.9%P 오르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편성 시간이 아닌 내부 라인업 변화로 ‘일요 예능 꼴찌’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