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전역엔 이른바 ‘얼짱 신드롬’이 불어닥쳤다. 그 한가운데엔 배우 박한별이 있었다. 일명 ‘오대얼짱’이란 커뮤니티에서 예쁘장한 여고생 박한별이 소개되면서 구혜선, 애프터스쿨 주연 등과 함께 얼짱 열풍이 일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2002년 한 잡지 모델로 데뷔한 그는 13년이 지난 지금 어엿한 여배우로 성장했다.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에서 이른바 ‘암 유발녀’ 강설리 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발자취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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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 ‘요조숙녀’
2003년 그는 SBS ‘요조숙녀’로 안방극장 데뷔식을 치렀다. 극 중 김희선의 스튜어디스 후배인 최수연 역을 맡아 풋풋한 이미지로 승부했다.
또한 이 작품으로 ‘제2의 전지현’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당시는 ‘제2의 OOO’로 신인을 홍보할 때라 전지현과 비교되며 미모를 강조하기도 했다. ‘얼짱’이란 수식어에서 벗어나 배우로서 정식 발걸음을 뗀 순간이었다.
◇ ‘한강수타령’
MBC ‘한강수타령’에서는 덜컥 임신하고 남자 친구 집에 들어앉은 미애 역을 맡았다. 큰 역은 아니었지만 그는 정체모를 4차원 소녀 역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서서히 눈도장을 받았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SBS ‘인기가요’ MC로도 활약하며 다방면으로 재능을 입증했다.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예능 감각을 인정받은 셈.
◇ ‘프리즈’
2006년엔 다소 의외의 선택을 한다. 케이블 드라마였던 채널 CGV ‘프리즈’를 차기작으로 정한 것. 당시 케이블 드라마는 지금처럼 활성화된 시기가 아니기에 그 선택은 더욱 주목받았고, 그는 “연기에 자신이 없어 깊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한별은 이 드라마에서 이서진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는 극 중 여고생 김지우 역을 맡아 시청자의 호평 속에서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비로소 떨쳐냈다.
◇ ‘환상의 커플’
2006년 최고히트작 MBC ‘환상의 커플’엔 한예슬과 오지호만 있었던 건 아니다. 박한별은 한예슬, 오지호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오유경 역을 맡아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그는 겉과 속이 다른 얄미운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면서 극의 재미를 더욱 높였다. 청순하고 여리여리한 외모를 앞세워 오지호에게 꼬리치는 장면은 여성 시청자들을 공분케 하기도 했다.
◇ ‘푸른물고기’
박한별은 ‘환상의 커플’ 종영 이후 1년 만에 SBS ‘푸른 물고기’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고소영의 9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이 작품에서 박한별은 고소영, 박정철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강윤정 역을 맡았다.
그는 고소영과 연기대결을 벌이며 팽팽한 구도를 형성하려 했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 ‘다함께 차차차’
박한별이 시청자에게 다시 한 번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9년 KBS1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에 나오면서다. 그는 트러블메이커지만 얄밉지 않은 ‘한진경’으로 분해 감초 구실을 제대로 해냈다.
그는 이 드라마로 ‘청순한 이미지서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차분한 역만 맡아오다가 발칙하고 유쾌한 캐릭터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호평이었다.
◇ ‘오 마이 레이디’
밉상 캐릭터는 2010년 SBS ‘오 마이 레이디’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채림의 연적이자 최시원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패션브랜드 마케팅 팀장 홍유라 역을 맡아 여성 시청자들의 ‘분노유발자’로 자리잡았다.
이뿐만 아니라 세련된 오피스룩으로 패셔니스타다운 면모도 뽐냈다. 그러나 작품의 낮은 시청률 성적표로 공들인 만큼 재미를 보진 못했다.
◇ ‘잘 키운 딸 하나’
SBS 일일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는 그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자 ‘남장 여자’에 처음 도전한 작품이기도 했다.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남자처럼 살아야했던 ‘장하나’로 분해 이태곤, 정은우와 함께 연기를 펼쳤다.
박한별은 이 작품을 위해 지금껏 고수하던 긴 머리를 짧게 잘라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이미지 변신을 위한 선택이었다며 “머리 자라는 건 큰 일이 아니었다”고 말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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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 ‘애인있어요’
박한별의 진가를 다시 확인한 건 ‘애인있어요’에서였다. 그는 천진난만하지만 위험한 사랑에 집착하는 강설리 역으로 나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진희의 불륜 상대로서 담백한 연기를 펼치며 ‘암 유발자’라는 재밌는 별칭도 얻었다.
그가 그동안 청순하거나 얄미운 캐릭터를 맡아 개성 있는 이미지로 승부했다면, ‘애인있어요’는 조금 달랐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재현해내며 지금까지의 연기 행보와 차별성을 둔 것. 이뿐만 아니라 ‘박한별의 재발견’이란 호평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