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올해 5월 방송됐던 KBS2 드라마 ‘프로듀사’의 한 장면이다. 음악방송 PD인 공효진과 가수 아이유가 의상 때문에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아이유가 시스루 의상을 고집했고 공효진은 심의 때문에 의상 교체를 요구한다. 결국 아이유가 재킷을 입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무대에 올랐다.
이처럼 방송사에서 심의 때문에 가수들에게 종종 의상 수정 및 교체를 요구한다. 의상 논란을 피하고 싶다면 기준에 맞춰서 입히면 된다. 하지만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문제다.
가수들의 의상을 가장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은 음악방송이다. 아무래도 케이블 채널보다는 다수에게 보여질 수 있는 지상파의 힘이 크다 보니 더 까다롭게 의상을 체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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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수들은 컴백 무대를 앞두고 의상 시안을 미리 방송사에 확인을 받는다. 카메라 리허설을 마친 후 담당 PD가 문제가 될 만한 의상에 대해서 지적을 하면 생방송 전에 수정해서 무대에 오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례로 한 CP는 생방송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걸그룹 대기실에 찾아와 허벅지에 착용했던 가터벨트를 빼라고 주문했고 이들은 가터벨트를 없이 무대에 올랐다.
문제는 방송사에서 이들에게 주문하는 정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다는 것이다. 가이드 라인이 없다 보니 지상파 3사의 노출 기준도 달라진다. 대부분의 소속사 관계자들이 “의상에 있어선 KBS가 가장 까다롭다”고 입을 모았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방송사마다 의상이 허용되는 부분이 다르다. 그냥 담당PD, 카메라 감독의 의견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 리허설 후 수정을 요구하면 바로바로 고치는 편이다. 컴백 전에는 아무래도 의상에 대해서 미리 확인을 받고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준이 없다. 그래서 어떤 그룹은 가터벨트를 해도 되고 다른 그룹은 또 안 된다”며“기준이 섹시 콘셉트로 나오는 걸그룹에게 더 엄격해지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안무나 콘셉트로 보여지는 부분이 강하다 보니 방송사에서 더 신경을 쓴다”고 밝혔다.
이어 “시기에도 영향을 받는다. 한창 걸그룹들의 노출 논란이 심했을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에 음악방송이 권고를 받으면서 의상 관리가 심해졌다. 하지만 올해엔 노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유해진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걸그룹, 여자가수가 아닌 남자 가수들에겐 의상으로 지적을 받을 일은 없을까.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완전 탈의를 하지 않는 이상 큰 무리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방통위 최은희 팀장은 “지상파 3사의 음악방송 방영 시간이 청소년 보호 시간대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기준에서 봤을 때 과도한 노출 의상이나 선정적 춤, 그걸 클로즈업하는 카메라 등에 대해서 권고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3월 지상파 3사 음악방송은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하면서, 짧은 원피스, 옆이 허벅지 부위까지 트인 치마, 가터벨트 등 노출을 강조한 의상을 입은 여성 가수의 모습을 그대로 방송했고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44조(수용수준)제2항, 제45조(출연)제6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권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김 팀장은 “물론 출연자 중에서 청소년이 있다면 더 엄격하게 보지만 사실 의상에 대해선 방송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규제를 한다. 저희가 어떤 의상은 안 된다고 규제하는 경우는 없다”며 “작년 권고 조치로 인해 시청자들이 보기엔 대의소의 할 수 있지만 기존보단 선정적 의상이 나아지긴 했다”고 덧붙였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