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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수 겸 배우 김현중과 그의 전 여자친구 A씨는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서로간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김현중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변호사는 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요약하면, 김현중은 친자 확인에 필요한 검사를 마쳤으니 A씨가 출산한 아이의 DNA와 비교하는 일만 남았는데 상대방 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재만 변호사는 "두 사람이 결혼한 사이가 아닌 만큼 친자 확인은 부도덕한 것이 아닌 당연한 절차다. 또한 확인이 되어야 아이 아빠로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죄 없는 아이가 소송의 도구로 이용당하지 않길 바란다. 하루 빨리 친자 여부 논란을 종식시키고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에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A씨는 왜 김현중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이 변호사에 따르면 A씨 측은 공정성을 위해서 아이와 김현중이 함께 한 자리에서 검사를 받아야한다는 생각이다.
즉, A씨는 현재 군 복무 중 출장 검사를 통해 이뤄진 김현중의 DNA 검사를 믿지 못하고 있다. 김현중의 모발이 아닌 다른 이의 검사 결과를 놓고 아이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막장 드라마다. 이 변호사는 답답해 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친자 확인을 할 때 꼭 당사자가 함께 가야할 필요는 없다. 이런 저런 변명하지 말고 신속하게 아이가 검사 받길 원한다. A씨 측에서 들어가는 비용 역시 일체 다 지급된 상태"라며 "친자 확인만 된다면 누누히 밝혀왔듯 김현중은 아이 아빠로서 책임을 다할 의지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현중은 편지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이날 이재만 변호사는 김현중이 어제(16일) 두 통의 편지를 자신에게 보내왔다면서 이를 대독했다. 그 중 한 편은 이 변호사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글인데 이 중에는 다음과 같은 김현중의 의사가 담겼다.
"(A씨가) 아이를 출산했지만 서로 재결합 혹은 만나는 일조차 전혀 없을 것이다." 그는 이 말을 기자회견장에서 꼭 전해달라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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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만 변호사가 DNA 검사를 위해 모발을 채취할 당시 김현중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그가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사진=유용석 기자) |
김현중입니다.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글을 빌려서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그간 인터넷상에 떠도는 많은 이야기로 인하여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하단 말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 조차도 지치고 힘든데, 여러분은 오죽하셨을까 하고 생각이 듭니다. 어떤 오해도 생기지 않고 제 입으로 입장을 말해야 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합니다.
늦깎이 군에 입소해서 많은 사랑을 준 분들께 제대로 인사를 못 드리고 죄인처럼 입소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병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지난 1년을 보냈는데, 교관님들의 말과 용기를 받으면서 한층 더 성숙하고 예전만큼 다시 건강해진 것 같습니다. 감사의 말과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드립니다. 이 사건이 모두 끝나고 잠잠해지면 이 사건에 대해서 정식으로 말하려 했지만, 오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말씀드립니다.
제가 친자 확인을 거부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9월 12일 아이가 태어난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 9월 초에 태어난 사실도 몰랐습니다. 기사를 통해서 아이 출산 소식을 듣고 친자 확인을 거부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군 입대 전에 친자 확인을 위해서 이미 모든 서류와 심사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12일이 돼서 상대 측이 연락을 주겠지 하며 그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아이의 출생 여부를 의심해서가 아닙니다. 제가 친자 확인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법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제가 키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알기에, 법적 도리를 다한다는 말밖에 못 드려 답답하고 죄송합니다. 법을 준수하고 살아오지 못해서 법을 운운하는 것도 위선자 같지만, 이제 태어난 아이를 위해서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나의 아이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군의 신분으로 묘하게 만듭니다. 여느 아빠처럼 축복해주지 못하고 머릿속으로만 상상으로만 나를 닮았는지 생각해 봅니다. 평생 하루 있는 축일을 같이 있어 주지 못해 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색한 아빠, 아버지, 준비는 뭘 해야 할까, 잠들기 전까지 수십 번이나 질문을 합니다. 이것조차도 저의 생각일 뿐 양육권도 법에서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기에 답답한 심정은 커져갑니다.
(A씨 측은) 성별만 알려줬을 뿐 혈액형 등 알려준 게 없습니다. 아이에게 다가갈 수 없도록 거짓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아빠이지만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할 말이 많지만, 제가 판단해선 안 될 말이기에 얼굴 보고 싶고 궁금하지만 당당하게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아이에 대해선 어느 곳에서도 노출이 안 됐으면 합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욱 성숙해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 A씨는 지난해 5월 말과 7월 중순 김현중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6주에 달하는 상해를 입었다며 그해 8월 고소했다. 김현중은 같은 해 9월 사과문을 발표했고 이에 A씨는 고소를 취하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재결합, 제주도로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났다. A씨는 올해 1월 김현중에게 임신 소식을 알렸다. 이후 4월 김현중에게 폭행을 당해 아이가 유산돼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김현중을 상대로 16억 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A씨가 합의금조로 이미 6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김현중 측은 법적대응에 나섰다. A씨의 앞선 임신은 사실이 아님에도 김현중을 속이고 협박해 6억 원을 갈취했다(특수공갈혐의)는 주장이다. 물론 A씨 측은 이에 대해 강력 부인하고 있다. 김현중은 지난 5월 12일 입소해 경기도 파주 30사단 예하부대로 자대배치를 받고 복무 중이다. 최 씨는 이달 초 출산했다. 16억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3차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9월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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