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이처럼 반가운 추석 선물이 있을까. SBS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심폐소생송’이 시청자에게 노래의 감동과 더불어 추억과 향수를 가져다줬다. tvN 최고 히트작 ‘응답하라’의 예능 버전이었다.
26일 오후 방송된 ‘심폐소생송’에서는 추억에 묻힌 옛 노래들을 신·구 스타들의 콜라보레이션 형식으로 전해주는 시간이 마련됐다. 특히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팬들만 알고 있는 명곡들을 선정해 색다른 재미도 전달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인, 린, 이정, 하동균, 클릭비, 부활, 이영현, 김태우 등 한때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반가운 얼굴들과 가요계 디바들이 총출동해 눈과 귀 모두 만족케 하는 무대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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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첫 주자는 정인과 박경림이었다. 과거 박경림이 가수로 변신했던 박고테 프로젝트 ‘욕먹을 사랑’을 2015년 버전으로 다시 살려냈다. 당시 코믹송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이 곡을 정인과 원곡자 박경림이 찰떡 호흡으로 심폐소생해 보는 이의 향수를 자극했다.
다음으로 세븐데이즈 ‘내가 그댈’ 무대가 이어졌다. 린이 1절을 부르며 노래를 소개했고, 원년멤버인 이정과 하동균이 등장해 노래를 완성해내며 뭉클한 느낌을 자아냈다. 또한 이정은 “거의 10년 만에 이 노래를 불러봤다. 다시 부를 거라 생각도 안했다. 이유는 원티드 활동을 하면서 서재호가 하늘 나라로 먼저갔기 때문에 세븐데이즈를 다시 할 수 없을거로 생각했다”며 먼저 세상을 떠난 전 멤버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기도 했다.
부활의 ‘안녕’은 회사 부도로 절판됐다가 10년 만에 팬들의 요청으로 재발매됐던 곡. 부활의 김태원은 “이 노래에 몰두한 사이 태어난 둘째 아이가 자폐의 병을 안고 태어났다”고 고백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후 심폐소생 주자로 나선 이영현은 부활과 함께 이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그 의미를 빛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순서는 1세대 아이돌 클릭비였다. 13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이들은 ‘말처럼 되지가’라는 노래로 팬들에게 오랜만에 인사했다. 방송에 두 번 나간 게 전부라는 이 곡을 심폐소생사 김태우가 선창했고, 뒤이어 등장한 클릭비로 무대는 풍성해졌다. 일부 멤버들은 눈물을 보여 시청자의 마음도 아련하게 했다. ‘심폐소생송’의 기획 의도가 가장 잘 엿보인 순간이었다.
이처럼 ‘심폐소생송’은 묻혀있던 곡을 발굴해내면서도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해 공감대 형성에도 성공하면서 프로그램만의 미덕을 뽐냈다.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스타들의 무대를 보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다녀올 수 있었고, 가수들은 숨겨진 자신의 명곡을 보여줄 수 있었다. 시청자와 가수 모두 ‘윈-윈’인 시간인 셈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