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새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의 뚜껑이 열렸다. 예상보다도 훨씬 더 흡인력 강한 스릴러였다. 한여름밤 납량특집이 사라진 터라 ‘마을’의 등장은 더욱 반가웠다. 게다가 오싹한 정도는 예의 납량특집극보다도 더 컸다.
7일 오후 방송된 ‘마을’ 첫회에서는 한소윤(문근영 분)이 영어선생으로 새로 부임한 마을 아치아라에서 백골 상태의 시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한소윤은 캐나다에서 자신을 돌봐준 할머니가 사망하자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할머니의 유품에서 자신의 사망 기사를 다룬 신문을 발견했지만, 고개만 갸웃거린 채 그 의문을 풀진 못했다.
찜찜한 마음으로 도착한 아치아라는 어딘가 모르게 음침한 도시였다. 한소윤은 마을로 가는 버스에서 연쇄살인사건 얘기를 들었고, 그 버스에서 만난 한 남자가 자신의 뒤를 쫓는다는 느낌에 주변을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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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방송 캡처 |
그런 그에게 결정적인 일이 벌어진다. 야산에서 담배 펴는 아이들을 훈계하려다 암매장된 시신과 마주친 것. 한소윤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이 시체가 연쇄살인과 관련됐다고 여겨 보는 이의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마을’은 첫회부터 여느 미니시리즈에서 보지 못했던 파격적 소재와 장르로 승부수를 뒀다. 로맨스는 기대할 수 없는 담백한 전개와 음산한 기운을 더욱 높이는 BGM, 어딘가 모르게 음흉스러운 등장인물 등 다소 마니악했지만, 소신 있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경쟁작인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MBC ‘그녀는 예뻤다’와 견주어도 승산 있는 게임이었다. 첫회처럼 탄탄한 대본과 누구 하나 버릴 것 없는 배우들의 호연, 스릴러가 주는 반전과 긴장감의 묘미를 마지막까지 끌고 간다면 충분히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저력을 지녔다.
다만 관건은 마니아다운 요소를 대중적인 코드로 어떻게 바꾸느냐다. 그동안 SBS는 ‘떴다 패밀리’ ‘모던 파머’ 등 실험적인 장르의 드라마를 제작했지만, 좋은 평가 속에서도 시청률을 잡아내진 못했다. ‘마을’이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대중성까지 획득할 수 있도록 대안을 고심해야할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