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N스타 최윤나 기자] 소시민. 영화의 제목이 첫 장면에서 떠오를 때는 소심인이라는 말이 점차 영화 제목인 ‘소시민’으로 바뀐다. 그만큼 소시민은 중간계급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정말 소심(小心)한 사람들이 돼버린 요즘 현실이다.
영화 ‘소시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양하다. 다양한 인물 속에서 구재필(한성천 분)이 중심이 돼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는 평범한 직장에 다니며 상사의 눈칫밥을 먹고 사는 여느 직장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삶을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재필의 앞에 꿈보다 더 꿈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전날 마신 술로 인해 기억이 끊긴 상태에서 모텔을 나서던 재필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직장 상사로부터 회사 업무를 즉시 처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주말은 가족과 보내고 싶은 그이지만, 소심한 마음은 그 부탁을 거절할 만큼 강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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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재필 앞에 경찰이 길을 막아선다. 경찰은 재필이 묵은 모텔 옆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으니 서로 가서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상사의 업무지시를 이행해야 하지만, 일단 조사를 받지 않으면 이후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경찰의 말에 재필은 경찰서로 향한다. 엎친 데 덮친 격, 재필은 잠시 들린 집에서 부인이 뭔가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신고를 위해 경찰서에 등장한 재필은 무작정 부인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이 와중에 경찰서에 함께 있던 한 남자의 제안으로 그곳에서 난동을 피운 후 탈출한다.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황당한 일이 연속으로 발생되는 그런 순간들에서도 재필은 오로지 상사의 업무지시만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경찰서에서 살해 용의자로 수갑을 차는 상황에서도 재필은 “내일 나 출근 못하면 당신들이 책임 질 거예요?”라는 말만 내뱉을 뿐이다. 그렇게 오로지 회사만을 머릿속에 떠올리던 재필은 동생 구재숙(황보라 분)이 내민 어머니의 유서로 모든 것을 다시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어머니의 죽음 뒤에 등한시 했던 가족애, 또 자신 스스로 걸어왔던 길까지 소심인으로 살아왔던 그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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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코미디가 아닌, 어쩌면 너무나 현실적으로 멍청한 주인공의 모습에 눈물이 날 정도로 웃긴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나는 회사밖에 모르는 저 재필과 과연 얼마나 다를 수 있는 지 영화는 묻는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