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역시 김동률이다. 공연에서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것들로 총 공세를 펼쳤고 관객들에겐 큰 선물이 됐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김동률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5 김동률 더 콘서트’(이하 ‘더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매회 매진을 기록했으며 총 3만여 관객들이 참석했다.
이날 공연은 시작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LED 전광판의 빛이 오케스트라의 소리에 맞춰서 움직였고 이 모습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빛났다. 스태프들이 야광봉 사용을 막고 멘트를 할 때까지 입장을 하지 못하게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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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뮤직팜 제공 |
건반 앞에 앉아 등장한 김동률은 ‘다시 떠나보내다’ ‘귀향’ ‘고독한 향해’를 연이어 부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공연의 첫 곡으로 다소 무거운 감이 있는 곡들이었지만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김동률의 목소리를 공연장 끝까지 울려 퍼졌다.
본인 스스로 ‘말랑말랑한 노래’라고 평한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아이처럼’, 대중적으도 큰 인기를 모은 ‘취중진담’‘그게 나야’ ‘기억의 습작’, 공연에서 자주 선보인 적 없었던 ‘새’ ‘하늘높이’ ‘고별 등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은 곡들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여줬다.
여기에 절친한 동료인 이적과 후배 곽진언이 게스트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적은 김동률과 함께 ‘축배’를 불렀고 김동률의 공연 중 가장 빠른 비트의 곡에 맞춰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카니발로 함께 활동한 바 있는 두 사람은 오랜만에 ‘거위의 꿈’을 부르기도 했다. 가수 인순이에 의해서 리메이크되고 많은 가수들이 이 곡을 불렀지만 원곡자인 두 사람마저도 울컥하게 만든 ‘거위의 꿈’의 힘을 강력했다.
김동률은 이번 그 동안 자신이 공연에서 하고 싶었던 꿈들을 실현시켰다. 그는 “올해 1월까지 ‘동행’ 투어를 했는데 제 기준으로 투어는 모든 공연장에에서 같아야 해서 작은 공연장 기준으로 진행됐다. 그랬더니 아쉬움이 남더라.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라고 밝혔다.
항상 공연 막판에 선보였던 곡들을 오프닝에 배치하고 대형 공연이 아니면 선보일 수 없는 70인조의 세션을 투입시켰다.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편곡한 곡들은 라이브 세션들의 백미를 느끼게 했다. 공연에서 처음 선보인 ‘레퀴엠’(Requiem)은 고상지의 반도네온 연주와 어우러져 전율을 선사했다.
사운드 뿐만 아니라 노래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영상, 노래에 집중하게 만든 조명도 훌륭했지만 그 모든 것을 완성시킨 것은 김동률의 목소리였다. 나이가 들수록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마이크를 내리고 육성으로도 공연장을 뒤덮을 정도로 김동률의 목소리엔 마력이 있었다.
매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김동률이지만 첫 공연에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떨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음악을 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그 떨림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음악과 공연에 대한 김동률의 진지한 자세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 장인정신이 느껴질 정도의 공연을 펼친 김동률은 3일 내내 눈물을 쏟았고 관객들은 그런 김동률과 함께 울고 웃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펼친 김동률의 완벽주의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