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신원수 대표이사 |
국내 음원 시장 최대 점유율 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신원수 대표가 이처럼 말했다. ‘음원 사재기’가 성행함에도 멜론이 자사 이익을 위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신 대표는 12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매일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고 있어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우리의 (차트) 데이터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음원 사재기’란 음악 차트 순위 조작 또는 저작권사용료 수입을 목적으로 해당 음원을 부당하게 구입하는 행위다. 일부 가수 혹은 기획사가 불법 대행업체를 통해 한 음악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로드 하는 방법으로 음원 순위를 올린다는 의혹이 가요계 전반에 확산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사재기'는 온라인 음원시장 초창기부터 있어왔으나 2012년부터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부활, 저작권사용료, 순위로 산정되는 행사 출연료 등과 같은 경제적 수익과 맞물려 심각해졌다.
실시간 차트 맨 위 상단에 올려놓는 '음원 추천제' 또한 각 음악 사이트의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사용자는 흔히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노출된 실시간 차트 톱10을 선택해 '전체 듣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음악사이트가 올려놓은 '추천곡'이 가장 먼저 스트리밍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동으로 스트리밍 된 음원은 자연스럽게 순위에 반영된다. 다양한 장르의 좋은 음악이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순기능도 있지만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시장이 왜곡될 소지도 다분하다. 속된 말로 '엿장수 마음'이어서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신 대표는 "일각에서 폐지론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추천'도 필요하다. 다만 공정성과 합리성이라는 면에서 개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내년 초쯤 자동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재기'라고 할 순 없지만 팬들의 자발적 음원 대량 소비를 유도하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은 일장일단 속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멜론은 10년간 서비스 운영을 통해 구축한 빅데이터를 아티스트(기획사)에 공개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음악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MLCP(Music Life Connected Platform)’를 론칭했다. 멜론 고객의 음원 소비 내역, 음악 감상 패턴 등에 대한 정보를 유의미한 수치인 친밀도로 전환, 제공 중이다.
더불어 멜론은 올해 모바일 팬 커뮤니티 ‘멜론아지톡’, 스타커넥션을 바탕으로 한 MD몰 ‘멜론쇼핑’, 이용자 참여 UGC 플랫폼 ‘멜론쇼윙’ 등 빅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스타커넥션’을 강화하고 있다.
기획사 처지에서는 멜론이 수십억원을 들여 타깃 마케팅이 가능한 각종 데이터를 제공해주니 만족도가 높다. 물론 멜론 역시 방문자 유입과 음원 판매 증대 효과가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율을 따졌을 때 그 저의를 의심하긴 어렵다.
신 대표는 "빅데이터 개방 후 아티스트와 소비자가 생산한 콘텐츠 수는 60만건에 이르며 이들 콘텐츠는 3억 8000여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용자들이 음악 콘텐츠 생산 및 재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음악 감상 형태 역시 적극적으로 변화하였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어 “MLCP 이후 멜론은 아티스트와 고객을 만족시키고 음악 업계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왔다”며 “앞으로는 아티스트의 수익 창출 기회를 확대하고 고객이 차별화된 뮤직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쓸 것” 이라고 말했다.
fact@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