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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판 ‘미생’의 탄생인가. SBS 새 예능 ‘주먹쥐고 소림사’가 토요일 황금시간대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주먹쥐고 소림사’는 무림에 뜻을 가진 스타들이 중국 소림사에 입성, 그 속에 녹아들어 진정한 소림제자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지난해 설 특집 파일럿 방송 후 2년 만에 정규 방송으로 돌아왔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CGV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영준 PD는 “성공스토리 아닌, 성장스토리를 그리고 싶었다”며 연출의 변을 밝혔다.
이PD는 “개인적으로 중·고등학교 때 무협지를 굉장히 좋아했다. 무림의 세계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고, 관련 영화를 많이 봤다”며 “그때마다 소림사가 어떤지 궁금했었는데, ‘주먹쥐고 소림사’는 개인적인 꿈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림사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보여주고 싶은 건 딱 한 가지였다”는 이PD는 “단순히 무술의 고수가 되는 게 아니라 무술을 통해 심심수양을 하며 변해가는 성장 스토리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이 성공에 심취하는데 그 성공스토리보다,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내려놓은 평범한 사람들의 성장스토리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일주일간 소림사에서 고된 무술훈련을 받은 멤버들의 얼굴엔 화색이 가득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들 모두 “다시 갈 수 있다면 흔쾌히 참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일럿 방송에 이어 다시 한 번 소림사행을 택한 ‘엄마’ 육중완은 “3년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했는데,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 소림사에서 멤버들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맏형 박철민은 “갈 땐 너무나 가고 싶었던 곳이라 설렜고, 가서는 지옥 생활이라 힘들었는데 돌아오니 추억이라 그립다”고 소림사에서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그는 “멘붕(멘탈붕괴)을 몇 번 겪었다. 엄청나게 한계를 많이 느꼈다. 부족한 점을 크게 느껴서 성숙해지고, 큰 경험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주먹쥐고 소림사’ 여성 멤버 중 최고의 허당으로 꼽힌 임수향은 “소림여신을 하고 싶었는데 소림 찌질이가 됐다”면서도 “소림사에서 영화 한 편 찍고 온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프리랜서 선언 후 첫 SBS 작품이라 남다르다”는 오정연은 “경쟁보다는 화합이 많았다. 보통 몸이 힘들면 마음이 같이 힘든데, 이번에는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며 웃었다.
지나고 보니 웃음과 추억거리 뿐이지만 당시엔 지옥훈련의 끝장을 보고 온 ‘주먹쥐고 소림사’. 돌아와 보니 또 하나의 넘어야 할 산이 버티고 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무한도전’이다.
이에 대해 이PD는 “‘무한도전’은 국민 프로그램이자 ‘완생’이고, 우리는 3개월 시즌제에 ‘미생’, 장그래다”라며 라이벌이 된 ‘무한도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리에겐 소림미생들의 성장스토리가 있다. 상대를 꺽느냐 안 꺾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흘린 땀과 열정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와의 차별점도 설명했다. 이PD는 “‘진짜 사나이’는 군대에서 훈련을 하지만 우리는 무술을 하나씩 배워왔다. 우리의 진정성이고 땀과 열정이었다”며 “우리가 성장하는, 미생이 완생 되는 그 과정을 격려해주시면 우리가 완생이 될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성장해나가 보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무협 예능으로서의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PD는 “교양, 다큐멘터리가 아닌 예능에서 중국 소림사 본원을 찾아간 건 우리가 처음”이라며 “소림사는 원래 예능 촬영을 허가하지 않는다. 우리가 갖고 있는 최초성도 있다”고 힘 줘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갖고 있는 메카니즘은 타 프로그램과 비슷할 수 있겠으나 우리가 거기서 배워온 본질, 무술은 우리가 오리지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정렬 CP 또한 “소림 무술은 저 같은 세대에서는 성룡, 이소룡에 대한 향수를 일으킨다”며 “중, 장년층 시청자들에게 향수, 로망을 일깨울 것이며, 어린 시청자들에게 온라인 캐릭터의 신비스러운 무공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차별화된 자신감을 덧붙였다.
‘주먹쥐고 소림사’에는 김병만, 육중완을 비롯해 박철민, 온주완, 김풍, 씨엔블루 이정신이 남자편 멤버로 활약하고, 최정윤, 임수향, 애프터스쿨 유이, 카라 구하라, 하재숙, 미쓰에이 페이, 오정연이 여자편 멤버로 출연한다. 17일 오후 6시 25분 첫 방송.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