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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22)의 새 앨범이 예고됐다. 오는 23일 발표되는 그의 네 번째 미니앨범 '챗셔(Chat-Shire)'다. 장기하(33)와 열애를 인정한 직후다. 가요계는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 아이유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로서 독보적인 존재다. 한 때 '국민여동생'으로 불리던 그의 이름 앞에는 어느새 '뮤지션' 칭호가 붙었다. 열애 따위는 그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남자의 마음은 여자보다 더 갈대다. 충성도 높은 일부 삼촌팬들조차 더 이상 아이유가 광고하는 소주를 일부러 찾아 마시지 않는다. 오히려 경쟁사 소주를 주문하는 '소심한 복수'를 하기도 한다. 아이유는 이번에 진짜 시험대에 놓였다. 아이유에게 씌였던 콩깍지가 한꺼풀 벗겨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아이유와 슈퍼주니어 은혁의 스캔들은 넘어갈 수 있었다. 당시 삼촌팬들이 받은 충격파는 더 컸지만 그들은 아이유를 감쌌다. 아이유를 잃고 싶지 않았다. 환상을 깨기 싫었다. 화살은 '순진한 여동생을 꼬드긴' 은혁으로만 향했다. 소속사의 '병문안' 해명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나 이해하려 노력했다.
아이유는 한 매체에 장기하와 데이트 사진이 포착된 후 "2년 전부터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고 현재까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는 팬카페에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여러분께 전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없을까 고민했는데 공개연애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모른 척해도 이 공간에는 얼마간 어색한 기운이 돌겠죠?"라고도 했다.
그의 솔직한 대응이 멋지다며 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반면 '영악한 아이유'라는 소리도 자주 등장한다. 여성들의 단순한 시기 질투만은 아닌 듯 하다. 여성 연예인의 열애는 광고 시장에 영향을 준다. 물론 아이유의 진정성을 의심하진 않는다. 최초 보도 매체는 두 사람이 올해 봄부터 만났다고 전했으나 그는 스스로 '2년 전'부터라고 고백했다. 연예인의 공개연애가 의무도 아니고, 그들 사랑이 죄도 아니다.
문제는 이미지다. 아이유의 음악적 역량은 인정할 만하나 그 대중적 인기는 다르다. 아이유 인기 바탕에 그의 외향적 면모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아이유의 음악만으로 그에게 열광하는 이가 있다면 거짓말이다. 즉 누군가에게 아이유는 이제, '내 사랑 아이유'가 아니다. 온전히 '뮤지션 아이유'로서 냉정한 잣대를 들이될 터다.
아이유는 새 앨범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고 한다. 수록곡 모두를 직접 작사·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참여했다. 그동안 자작곡을 적잖게 발표한 아이유지만 앨범 전체를 자신의 곡으로 채우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 안에 담아냈다는 게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설명이다.
아이유는 2010년 2AM 슬옹과 부른 듀엣곡 '잔소리'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승승장구했다. 이후 2010년 12월 1집 '리얼(Real)'과 2011년 11월 2집 '라스트 판타지(Last Fantasy)'로 인기 절정을 누렸다. 2012년 싱글 '스무살의 봄'과 2013년 3집 '모던 타임즈'부터 서서히 자기색깔을 드러낸 아이유의 음악은 호불호가 갈렸다.
최근 대중적으로 크게 사랑받은 곡은 대부분 아이유의 자작곡이 아니었다. 이미 검증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나 '봄사랑 벚꽃 말고'(작곡가 이종훈·PJ), '소격동'(작곡가 서태지) 등 콜라보레이션 곡이다. 팬송 '마음'이나 '무도가요제'에서 박명수와 함께 부른 '레옹'의 성적표는 제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그래도 아이유는 아이유일 것이다. 아이유의 말처럼 '얼마간 어색한 기운이 돌다가' 그는 '그 날 알았지. 이럴 줄'(새 앨범 수록곡 '푸르던' 노랫말 中)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띨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아! 이유는 절대적이다. 다만 영원하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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